[비즈니스포스트] 전영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이 삼성의 10년 뒤를 책임질 제품을 발굴하는 책임을 맡았다.

전영현 부회장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삼성의 기술력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 만큼 ‘세상에 없는 기술과 제품’을 찾을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전영현 삼성전자 ‘퍼스트무버’ 전략 선봉에, 패러다임 바꿀 먹거리 발굴한다

▲ ​전영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이 패러다임 바꿀 먹거리 발굴을 책임진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헬스케어 등 기존 주력사업이 아닌 분야에서 미래산업의 판도를 바꿀 기회를 찾고 있다.

삼성전자는 27일 신사업 발굴을 위해 부회장급 조직으로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면서 삼성SDI 이사회 의장을 맡던 전영현 부회장을 단장으로 임명했다.

미래사업기획단은 ‘세상에 없는 기술과 제품을 확보하라’는 이재용 회장의 지시에 따라 만들어진 조직이다.

기존의 ‘패스트팔로워(추격자)’에서 ‘퍼스트무버(선도자)’로 기업 체질을 개선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의지가 분명해진 셈이다.

올해 7월경에는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이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한 미래기술사무국을 신설하기도 했다.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은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사업과 삼성SDI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수준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삼성전자에는 6년 만에 깜짝복귀하게 됐다.

2008년 50나노급 1GB D램을 개발한 공로로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대한민국기술대상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20나노와 18나노급 D램 미세공정 개발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권오현, 김기남 전 삼성종합기술원 회장들과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를 만든 주역 가운데 한 명으로도 꼽혔다.

2017년부터는 삼성SDI를 이끌며 배터리분야의 ‘초격차’를 달성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현재 각형 배터리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있어서도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전영현 부회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신기술 개발을 주도한 경험을 갖추고 있어 유연하고 폭넓은 사고를 통해 기존의 아이디어를 창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전 부회장 역시 기술발전에는 공학적인 지식 뿐 아니라 지적, 정서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소양이 필요하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는 2018년 7월1일 삼성SDI 창립 기념식에서 "4차산업혁명 시대는 더 큰 성장의 기회다"며 "시장이 급성장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주력 사업인 반도체, 스마트폰 외에 1등을 차지할 수 있는 신사업을 찾고 있다.

삼성전자의 미래사업 가운데 가장 구체적으로 모습이 들어나고 있는 분야는 로봇이다.

삼성전자는 헬스케어용 웨어러블 로봇 ‘봇핏’ 출시도 앞두고 있다. 봇핏은 거동이 불편한 노년층을 위한 보조기구로 2024년 초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CES 2024’에서 처음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로봇벤처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99%를 867억 원에 매입했고 추가로 주식 콜옵션(매수청구권) 계약을 체결하는 등 로봇 기술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퍼스트무버’ 전략 선봉에, 패러다임 바꿀 먹거리 발굴한다

▲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한 모습. <삼성전자>

장기적으로는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 개발에도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휴머노이드는 짐 운반, 경계 업무와 같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대체할 수 있어 미래 로봇사업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삼성전자는 이미 전략 수립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지분을 인수한 레인보우로보틱스도 2족 보행 로봇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다르면 2032년께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는 286억6만 달러(약 37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헬스케어 분야도 삼성전자의 새 먹거리로 거론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에서 고령층이 늘어나면서 헬스케어가 전기전자 기업들의 수익 창출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GIA에 따르면 모바일과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0년 860억 달러(116조 원) 규모에서 2027년 2530억 달러(341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맞붙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및 스마트워치과 연계해 헬스케어 경쟁력을 강화할 스마트링 기기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링은 활동량, 수면 패턴, 체온, 심박수 등 기본적인 생체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기기들의 입력 장치 역할을 해 헬스케어 웨어러블에서 핵심적인 기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세상에 없는 기술 개발 등 지속성장가능한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며 “전영현 부회장은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노하우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바탕으로 삼성의 10년 후 패러다임을 전환할 미래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