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AI 슈퍼컴퓨터 '도조' 잠재력에 신중론, "자율주행 기술 난도 높다"

▲ 사진은 지난 2021년 8월20일 열린 '테슬라 인공지능의 날' 행사에 가네시 벤카타라마난 테슬라 수석이사가 소개하는 'D1' 반도체. D1 반도체는 슈퍼컴퓨터 도조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이다. <테슬라>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에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도조’가 시장에서 예상되는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 혁신을 이뤄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실시간으로 도로 위 정보를 처리하면서 차량을 운행하는 작업은 기술 난이도가 높아 컴퓨팅 성능이 향상돼도 테슬라가 목표하는 ‘완전자율주행(FSD)’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각) 전자전문매체 와이어드는 “도조가 테슬라 기업가치에 5천억 달러(약 663조5850억 원)를 더할 것이라는 모건스탠리의 낙관적 전망은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2024년 말까지 시각 정보 처리에 최적화한 슈퍼컴퓨터 도조 개발을 완료해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도조가 자율주행 기술을 크게 향상시켜 테슬라의 기업 경쟁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가 도조 개발을 마친다고 해도 기대했던 만큼의 자율주행 기술 향상에는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온 셈이다. 

와이어드는 컴퓨터의 연산 성능이 높아져도 자율주행 기술의 정확도가 반드시 크게 향상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완전자율주행은 막대한 양의 시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차량 운행을 하는 난이도 높은 작업이다 보니 연산 성능이 크게 높아져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산하 자동차 연구센터(CARS)의 공동 책임자 크리스티안 거디스는 와이어드를 통해 “현재 포르투갈의 한 자동차 경주장에서 자율주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한다고 해서 자율주행 기능의 성능이 항상 향상되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고성능 슈퍼컴퓨터를 확보한다 하더라도 추론(reasoning)능력과 같은 고도화된 작업을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도로 위 시각 정보를 파악하는 능력 이외에도 상황을 예측하는 등의 추론 능력이 필수인데 인공지능 기술이 이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라는 뜻이다. 

익명의 로봇공학자는 와이어드를 통해 “연산 성능을 개선하고 많은 데이터를 확보한다 해도 인공지능 기술로 차량 운행이 가능한 수준의 추론 능력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와이어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여러 번 완전자율주행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슈퍼컴퓨터 도조가 가진 잠재력 또한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와이어드는 2024년 초에 열릴 ‘테슬라 인공지능의 날’ 행사에서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