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충북 청주 사모2구역 재개발 조합이 시공사 재선정에 나선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시공사인 두산건설·한신공영도 사업을 놓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시공사 다시 찾는 청주 사모2구역 재개발, 현대건설·대우건설 가세해 판 커져

▲ 청주 사모2구역 재개발 조합이 시공사 재선정을 시도한다. 사진은 사모2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두산건설> 


22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사모2구역 재개발 조합은 9월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시공사는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644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29층, 공동주택 4148세대 및 공동주택을 짓게 되는데 총 공사비가 8897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조합은 지난 2018년 시공사로 두산건설, 한신공영, 일성건설을 선정한 뒤 올해 1월 본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렸다. 사업 지분율은 두산건설 50%, 한신공영 30%, 일성건설 20%이다. 

다만 사업비 조달과 관련해 시공사들과 갈등이 빚어지면서 조합은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나선 상황이다.

조합은 기존 컨소시엄의 주택 브랜드 파워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데다 기존 컨소시엄 구성사인 일성건설과 사업비 관련 마찰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성건설은 6월14일 회사채 등급이 기존 BB+안정적에서 BB+부정적으로 한 단계 신용등급이 떨어지기도 했다. 

실제 지난 16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DL건설, 두산건설, 한신공영이 참석했고 일성건설은 나타나지 않았다. 현장설명회에 참여하지 않으면 입찰자격이 주어지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일성건설이 이 사업에서 빠졌다고 볼 수 있다.

두산건설과 한신공영은 시공권을 지키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합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보면 컨소시엄(공동도급)이 가능한 만큼 새로운 협력사를 구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두산건설은 부동산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청주 지역 부동산에 대규모 위브 단지 조성을 한다는 전략을 세워둔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은 사모1구역을 포함해 2구역까지 사업을 마친다면 6600세대에 이르는 위브 단지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두산건설은 우미건설, HJ중공업과 컨소시엄을 꾸려 지난 2020년 4월 사모1구역재개발사업(공사비 4400억 원, 2512세대)를 수주했고 2024년 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더욱이 청주는 반도체와 2차전지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부동산시장이 달아오르고 있어 매력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두산건설이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곳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비수도권에서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1~3위 아파트 모두 청주에서 분양한 3개 아파트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이 73.75대 1위를 차지했고 해링턴 플레이스 테크노폴리스 57.59대 1, 청주 테크노폴리스 힐데스하임이 48.27대 1로 집계됐다. 
 
시공사 다시 찾는 청주 사모2구역 재개발, 현대건설·대우건설 가세해 판 커져

▲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안. <산업통상자원부>

청주는 2차전지 혁신거점으로 지난 7월 열린 제3차 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첨단산업 특화단지 7곳(용인·평택, 구미, 청주, 포항, 새만금, 울산, 천안·아산) 가운데 한 곳으로 선정됐다. 또한 SK하이닉스는 2025년 반도체 생산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15조 원을 청주에 투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첨단 산업단지에 근접한 곳은 직주근접지로 정주여건뿐 아니라 투자가치도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 반도체 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평택에서도 고덕자이 센트로 45.33대 1,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린 12.11대 1등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이에 현대건설과 대우건설도 사모2구역 재개발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도 사업비 문제로 시공사와 갈등을 겪은 만큼 신용등급이 높고 재무체력이 탄탄한 대형건설사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에도 일부 조합원들은 높은 주택 브랜드 가치를 지닌 시공사를 선정해 주택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1년 11월20일에는 시공사 재의결을 위한 임시총회가 열린 적도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와 대우건설 관계자 모두 청주 사모2구역 재개발사업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합이 대형건설사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을 선택하려 한다면 공사비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면적을 고려하면 기존 3.3㎡당 공사비는 458만 원가량이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비수도권에 대규모 단지인 점을 고려해도 조합이 대형건설사와 계약을 맺으려면 3.3㎡당 공사비 600만 원 수준이 필요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따른 총 공사비는 1조1천억 원 수준으로 올라간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중견건설사들이 최근 급격한 금리상승과 금융권의 보수적 태도로 자금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사모2구역과 같이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여러 곳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사모2구역을 두고 대형건설사가 뛰어들지 두산건설이 새 협력구도를 짤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