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연초부터 적극적으로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입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은 카타르 노스필드 패키지4 입찰을 마쳤는데 윤 사장이 불리한 상황에서 카타르 정부의 신뢰를 발판 삼아 강력한 경쟁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누르고 수주 역전극을 펼칠지 주목된다. 
 
현대건설 카타르 7조 규모 플랜트 도전장, 윤영준 막판 뒤집기 기대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카타르 7조 규모 플랜트 수주전에서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2일 해외건설업계와 중동건설전문매체 MEED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 현대건설은 카타르 노스필드 패키지4 가격입찰을 마쳤다. 

카타르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287억5천만 달러(34조 원) 수준으로 추진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카타르는 현재 액화천연가스(LNG) 생산능력을 연 7700만 톤에서 2025년 1억1천 만 톤, 2027년 1만2600만 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패키지1은 일본 치요다(Chiyoda)와 프랑스 테크닙(Technip) 컨소시엄이, 패키지2는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패키지3는 스페인 테크니카스레우디나스(TR)에서 각각 수주했다. 

패키지4는 각각 연 780만 톤 용량의 액화천연가스 플랜트 2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규모는 60억 달러(약 7조8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건설은 대만 CTCI, 이탈리아 사이펨(Saipem)과 손잡고 프로젝트 수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10월20일 기술입찰이 마감된 뒤 가격입찰까지 끝났다.

기술입찰은 EPC(설계·조달·시공)사에서 해당 프로젝트의 기술 제안이 비교 평가되는 단계다. 이 과정이 끝나면 가격 제안을 하는 상업입찰 단계로 넘어가고 발주처는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EPC사를 최종 선정한다.  

현대건설은 이 사업을 놓고 일본 치요다, 프랑스 테크닙(Technip)과 경쟁을 펼치게 됐다. 윤 사장은 다소 불리한 여건을 극복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들이 이미 패키지1을 수주한 실적이 있는데다 프랑스 테크닙이 기본설계(FEED)를 진행한 뒤 연계수주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설계는 플랜트사업의 기초 설계와 견적을 설정하는 작업으로 플랜트 프로젝트 전체에 관한 이해와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가치분야로 꼽힌다. 또 사업의 초기단계부터 고객사와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최종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기본설계에서 EPC 연계수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고 발주처 입장에서도 기본설계를 맡은 기업이 공사까지 책임지는 것을 선호한다. 

윤 사장은 현대건설이 카타르 정부와 신뢰를 쌓아왔고 대형 가스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거둔 점을 발판삼아 수주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카타르에서 인프라, 국립박물관, 병원 등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카타르 정부의 신뢰를 쌓아왔다. 

현대건설이 카타르에서 처음 수주해 1982년 완공한 쉐라톤호텔은 현재까지 카타르 수도인 도하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고 카타르에서 가장 큰 규모(4만6596㎡)로 2019년 개관한 카타르 국립공원도 현대건설에서 지었다.

왕궁과 대사관, 복합 주거단지가 밀집한 루사일 고속도로 공사(13억3천만 달러)도 2012년 수주해 2018년 말 완공했다. 

또한 윤 사장은 현대건설에서 그동안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가스전 공사 이력도 적극적으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이란에서 사우스파 가스전(2001년 완공, 1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 공사(2009년 완공, 7억 달러)와 카란 가스처리시설 공사(2012년 완공, 14억 달러)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중동 가스 프로젝트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2021년 11월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손잡고 2조 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가스전 사업도 수주했다. 현대건설의 몫은 8800억 원이다.

이와 별도로 윤 사장은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월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아미랄(Amiral) 프로젝트의 4개 패키지의 수주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패키지1과 패키지4에 경쟁사보다 가장 낮은 금액에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6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터널공사를 수주한 뒤  후속 터널공사 8개 가운데 3개 프로젝트에 입찰 또는 입찰을 준비하고 있어 성과도 기대된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공사종류를 가리지 않고 수행할 수 있는 강점을 지니고 있어 해외 플랜트 및 인프라 전반에 걸친 수주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플랜트뿐 아니라 베트남 국제공항, 필리핀 철도 등 인프라부문 입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