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고급 아파트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하는 방안을 꺼낼까?

대림산업은 아크로를 제안하면 수주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아크로를 적용한 공사비가 조합이 제시한 수준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점은 제약요인이 될 수 있다.   
 
대림산업 흑석11구역 수주전에서 '아크로' 꺼낼까, 공사비 증액은 부담

▲ 배원복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 부회장.


5일 대림산업에 따르면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에 아크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공사비 증액이 필요할 수 있다. 

아크로는 고급 마감재를 사용해 일반아파트보다 공사비가 높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흑석11구역에서 아크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한다”며 “흑석11구역 입지를 고려했을 때 일반분양 흥행 가능성보다는 공사비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흑석11구역 재개발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대림산업이 아크로를 내세우는데 넉넉한 금액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은 총 공사비 4500억 원 규모로 3.3㎡당 공사비는 540만 원 수준이다.  

대림산업이 올해 아크로를 제안한 대표적 단지인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에서 3.3㎡당 공사비는 595만 원이었다. 

2016년 시공된 서울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의 3.3㎡당 공사비도 576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공사비는 마감재 등에서 가장 크게 좌우되는데 대림산업으로서는 흑석11구역 조합이 제안한 공사비가 아크로를 적용하기엔 다소 낮을 수도 있는 셈이다. 

대림산업은 흑석11구역 인근인 흑석7구역에 아크로를 적용한 ‘아크로 리버하임’을 세운 경험이 있기는 하다. 

다만 흑석7구역 재개발조합은 2010년 정한 3.3㎡당 공사비 398만 원을 35만 원가량 증액해 ‘e편한세상’에서 아크로로 아파트 브랜드를 바꿔 적용하기로 대림산업과 합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크로 리버하임은 최근 84㎡당 실거래가가 20억 원을 넘어서며 서울 강남권을 제외하면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힌다.  

대림산업은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경쟁사들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크로를 적용하고 싶은 마음이 클 수 밖에 없다. 

아크로는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와 잠원 ‘아크로 리버뷰’, 성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등이 잇달아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며 국내 고급 아파트 브랜드에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림산업이 아크로를 제안할 수만 있다면 흑석11구역 수주전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흑석11구역은 ‘준강남’으로 불리는 흑석뉴타운 재개발지역 가운데서도 반포와 맞닿아 있는 데다 한강 조망이 가능해 분양 흥행이 보장된 도시정비사업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은 일찌감치 고급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도시정비업계에서는 흑석11구역 재개발조합이 공사비 증액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의 사업대행을 맡은 한국토지신탁은 10월8일 열린 현장설명회에서 흑석11구역 공사비가 흑석동 일대 일반적 공사비보다 40만 원 이상 높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이 분양가 상한제 아래에서 최대의 이익을 얻기 위해 시공사가 후분양도 제안해주길 원하고 있다”며 “수주경쟁이 치열해 건설사에게 더 유리한 조건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설명회에는 대림산업,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코오롱글로벌, 동부건설, 쌍용건설, 한양 등 10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시공사 입찰 마감은 23일 오후 3시다.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304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16층, 26개 동으로 1509세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