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부터 적용하고 있는 3세대 플랫폼을 앞세워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감소에도 수익성을 지켜가고 있다.

이 사장은 2022년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 7% 달성을 중기 목표로 내세웠는데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판매를 빠르게 회복한다면 조기 목표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이원희, 현대차 3세대 플랫폼으로 수익성 지키고 코로나19 이겨내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28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출시한 신형 쏘나타에 3세대 플랫폼을 도입한 뒤부터 지속해서 평균판매가격(ASP)과 매출 원가율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균판매가격은 말 그대로 차량 1대의 평균 판매가격을 말하는데 현대차의 2분기 글로벌 평균판매가격은 2745만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보다 25% 오른 것으로 주요 시장인 국내와 미국의 평균판매가격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2분기에 국내와 미국에서 각각 3480만 원과 2만9500달러(3494만 원)의 평균판매가격을 보였다. 2019년 2분기보다 국내는 14%, 미국은 11% 상승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20%와 40%가량 높아졌다.

비용 측면에서는 2분기에 매출 원가율 83.0%를 보이며 1년 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2018년 2분기와 비교하면 1.1%포인트 하락했다.

매출 원가율은 매출에서 제품을 만드는데 들어간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값이 낮을수록 수익성이 좋다는 것을 뜻한다.

완성차 제조업은 대량생산을 할수록 원가율이 낮아지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대표적 산업인데 현대차는 2분기 코로나19 탓에 생산량이 1년 전보다 40% 가까이 줄었는데도 매출 원가율을 유지하며 수익성 하락을 방어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3월 도입한 3세대 플랫폼이 수익성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이후 출시하는 신차에 3세대 전륜구동 기반 플랫폼, 3세대 후륜구동 기반 플랫폼과 이를 변형한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플랫폼 등 신형 플랫폼을 적용하고 있다.

플랫폼은 차체를 구성하는 기본 뼈대와 차량 하부의 주요 부품인 서스펜션, 파워트레인, 연료장치, 공조장치, 조향장치, 배기장치 등을 포괄하는 차량의 뼈대로 차량의 정숙성, 승차감, 핸들링, 안정성, 디자인 자유도 등 기본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완성차업체들은 차량개발 비용을 줄이고 완성도 높은 차를 좀 더 쉽게 만들기 위해 플랫폼 개발에 공을 들인다.

현대차 역시 3세대 플랫폼을 개발하며 경량화, 안전성 강화, 낮은 차체 등 성능 개선을 추구하면서도 차종이 달라도 부품 공유를 통해 원가절감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표준화와 모듈화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현대차는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한 신차부터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과 커넥티드카 시스템 등을 대거 적용해 안전성과 상품성을 높였는데 이와 동시에 출시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조금 높여 수익성을 강화하기도 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코로나19에 따른 고정비 부담에도 3세대 플랫폼 적용 차량의 성공으로 원가율을 개선하고 있다”며 “현대차는 원가율 개선과 외형 성장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수익성 확대 사이클에 본격 진입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원희 사장은 3세대 플랫폼의 성공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새로운 플랫폼을 도입한 것은 2013년 2세대 이후 6년 만으로 한동안 3세대 플랫폼을 사용해야 한다.
 
이원희, 현대차 3세대 플랫폼으로 수익성 지키고 코로나19 이겨내

▲ 현대차의 3세대 플랫폼.


완성차업체들은 플랫폼 개발에 4~5년 이상을 투자하는데 쏘나타와 그랜저, 아반떼, 제네시스 G80과 GV80 등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한 차들은 출시와 함께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앞으로 전망도 밝다.

이 사장은 3세대 플랫폼 성공에 힘입어 수익성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 사장은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재무 전문가로 지난해 기업설명회에서 자동차부문의 구체적 수익성 목표로 2022년 영업이익률 7%, 2025년 영업이익률 8%를 제시했다.

현대차는 2019년 자동차부문에서 영업이익률 3.2%를 보였다. 올해 코로나19로 판매 확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목표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3세대 플랫폼 성공으로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 연구원은 “현대차는 자동차부문에서 올해 4.0%, 내년 5.8%의 영업이익률을 보일 것”이라며 “현대차가 지금의 원가율과 판매흐름을 유지한다면 2022년에는 경영진이 제시한 7% 영업이익률에 근접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사장은 7월 발간한 ‘2020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과감하고 근본적 원가구조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불필요한 라인업과 파워트레인을 효율화하고 설계혁신과 공법 표준화를 통해 생산비용을 절감하는 등 수익성 중심의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