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국내에서 수주를 할 수 없게 되자 해외에서 수주를 늘리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하반기에 해외 철도 수주를 대폭 늘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정부의 제재 처분을 받아 8월까지 국내에서 사업 참여가 불가능한 만큼 해외 수주를 통해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현대로템, 국내에서 길 막히자 해외철도 수주에 총력전

▲ 김승탁 현대로템 사장


현대로템은 폴란드 바르샤바 트램, 대만 경전철사업 등 6월부터 해외 철도사업의 입찰 결과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 트램과 대만 경전철사업 물량은 각각 3천억 원 규모로 현대로템이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사업이다.

현대로템은 최근 대만 철도청이 발주한 9098억 원 규모의 전동차 일감을 수주해 기세를 올렸다.

현대로템은 8월까지 국내 공공기관 입찰이 제한돼 해외 철도 수주에 화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현대로템은 방사청의 부정당업체 제재 처분을 적용받아 7월29일까지, 대구도시철도공사의 부정당업체 제재 처분의 적용받아 8월23일까지 국내 공공기관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국내의 철도 관련 사업은 물론 방산 관련한 입찰 참여도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현대로템은 글로벌 철도시장에서 '대어'로 꼽힌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사업이 말레이시아 신정부 출범으로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사업은 철도부문을 포함해 사업 규모가 15조 원이나 된다. 입찰 결과는 애초 11월에 발표될 예정이었다. 

물론 현대로템은 고속철도에서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와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이 낮았다는 분석도 있었던 만큼 실질적 타격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폴란드 바르샤바 트램, 대만 경전철 등 해외 철도사업 입찰 결과 발표가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이어질 것”이라며 “입찰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지만 상반기와 비교해 하반기에 철도 수주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하반기 해외에서 철도 수주를 늘리는 데 더해 과거 철도 수주건이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영업실적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로템은 2016년 필리핀 MRT7 전동차 및 시스템, 이스탄불 전동차, 시드니 2층 전동차 등 대형 수주에 성공했는데 이 사업들이 올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매출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1분기 철도부문에서 100억 원의 신규 수주를 하는 데 그쳤지만 1분기 말 기준으로 철도부문 수주 잔고는 5조4100억 원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