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가 함께 추진하는 고속철도 사업 입찰전이 시작됐다. 

중국과 일본 컨소시엄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로템 등이 참여하는 한국 컨소시엄도 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로템,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수주전에 도전할 듯

▲ 김승탁 현대로템 사장.


27일 현대로템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현재 말레이시아-상가포르 고속철도 사업입찰에 참여할 수 있을지를 놓고 입찰 주최측과 논의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사업은 동남아시아 최초로 두 나라를 잇는 고속철도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147억 달러(약 15조8천억 원)에 이른다.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싱가포르까지 9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현재 쿠알라룸푸르에서 싱가포르까지 차량을 이용하면 5시간, 항공편을 이용하면 40분 정도가 걸린다. 

말레이시아 고속철도공사(MyHSR)와 싱가포르 고속철도공사(SG HSR)는 20일 고속철도사업 입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2018년 6월29일에 입찰을 마감하며 그해 연말까지 사업자를 선정한다.

현대로템은 아직까지 해외에서 고속철도를 수주한 경험이 없지만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입찰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은 계열사 현대건설과 국토교통부, 코레일 등 국내 공공기관과 기업 50여 곳과 2015년 10월 컨소시엄을 구성해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공동 대응체제를 구축했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가 발주하는 고속철도는 동력분산식이다. 고속철도는 크게 동력분산식과 동력집중식으로 나뉘는데 국내 고속철도의 대부분이 동력집중식 방식을 채택하는 것과 달리 해외 고속철도시장에서는 동력분산식 방식이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동력분산식 고속철도의 상업운행 경험이 없는 탓에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입찰전에서 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로템은 2015년 6월 처음으로 국내 경전선에서 투입될 동력분산식 차량 30량을 수주했는데 이 차량은 2020년 경전선이 개통해야 상업운행을 시작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대로템이 동력분산식 고속철도 상업운행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이라며 “특히 중국과 일본 컨소시엄이 각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파격적 금융조건을 내세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 컨소시엄이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사업 수주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2파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철도총공사(CRC)가 이끄는 중국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으며 일본 컨소시엄에는 동일본여객철도(JR EAST), 스미토모상사, 히타치그룹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제매체 니케이아시안리뷰는 “특히 중국과 일본 컨소시엄이 입찰에서 공격적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두 나라는 동남아시아와 그 인근 지역에 인프라 기술력을 수출하기를 열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