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팔도가 40여년 동안 국내 비빔시장을 장기집권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농심은 신제품을, 오뚜기는 ‘가성비’를 앞세워 추격의 고삐를 당긴다. 사진은 농심 2025년 배홍동 광고모델 유재석. <농심>
팔도는 1984년 ‘팔도비빔면’ 출시 뒤 40여 년 동안 국내 비빔면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한 때 80%를 넘어섰던 점유율은 지난해 50% 수준까지 떨어졌다. 주춤하는 팔도의 빈틈을 노리는 농심과 오뚜기는 올해 긴 여름의 초입부터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27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비빔면 시장에서 장기집권하고 있는 팔도에 맞서 농심은 ‘제품군 라인업 강화’를, 오뚜기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입맛 공략에 나섰다.
농심은 3월 자사 비빔면 브랜드 ‘배홍동’의 3번째 제품인 ‘배홍동칼빔면’을 출시했다. 신제품은 칼국수비빔면 메뉴에 관한 소비자들 관심이 커지면서 온라인 언급량이 최근 3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한 데 착안해 배홍동 소스에 칼국수 면발을 활용한 제품이다.
배홍동비빔면은 배와 홍고추 동치미를 갈아 숙성한 비빔장을 활용해 2021년 출시 첫해 비빔면 시장 2위에 올랐고 지난해 6월 국내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렸다. 농심은 앞서 2023년에는 ‘배홍동쫄쫄면’을 내놨다.
농심은 올해도 배홍동 광고 모델로 방송인 유재석씨를 발탁하고 3월 새로운 광고 송출하며 마케팅 경쟁에 돌입했다.
반면 오뚜기는 비빔면 제품 라인업을 줄이고 대표 제품 마케팅에 집중하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뚜기는 3월부터 지난해 재출시한 ‘함흥비빔면’을 8만 개 한정으로 판매한 뒤 단종하기로 했다. 동시에 방송인 최화정씨를 새 모델로 발탁해 가성비를 강조한 신규 TV 광고를 선보였다.
비빔면은 1개는 적고 2개는 많다는 소비자 지적을 반영해 중량을 156g으로 자사 기존 제품 메밀비빔면보다 20% 늘렸다. 경쟁사 ‘배홍동비빔면’과 ‘팔도비빔면’보다도 양이 각각 14%, 20% 많다.
가격은 경쟁제품들 가운데 가장 싸다. 4개 패키지 기준 가격(각사 온라인몰 기준) 3480원으로 배홍동비빔면보다 700원 더 저렴하다.
특히 농심은 배홍동쫄쫄면과 배홍동칼빔면의 경우 튀기지 않은 건면을 사용하는 등 차별화하면서 배홍동비빔면보다도 1200원가량(자사몰 기준)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진비빔면의 가성비가 더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오뚜기 진비빔면 최화정 TV 광고 캡처. <오뚜기>
팔도는 앞서 지난해 8월 배우 변우석씨를 팔도비빔면 통합 브랜드 모델로 발탁해 제품 포장에 모델 얼굴을 담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라면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비빔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이유는 국내 일반라면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반면 비빔면시장은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756억 원에서 2023년 1800억 원으로 138.1% 성장했다. 같은 기간 약 1조9천억 원에서 약 2조9천억 원으로 증가한 국내 전체 라면시장과 비교해 성장률이 3배 가까이 더 높았다.
이에 삼양식품은 최근 신제품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김치맛’을 출시하며 국내 비빔면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삼양식품은 K-라면 수출을 이끌고 있는 ‘불닭볶음면’ 생산 확대를 위해 ‘열무비빔면’과 ‘4과비빔면’ 등 계절면 생산을 중단했다.
신제품은 고추장 소스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큐베브 후추를 활용해 시원한 뒷맛을 강조하고 김치와 야채 후레이크를 추가해 아삭한 식감을 강조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