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중국산 선박에 자국 항구 입항료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 조선 기업들의 해외 조선소 설비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각 9일 미국의  해양 지배력 재건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조선산업에서 중국의 반경쟁 활동에 조사하고 이를 개선하는 조치를 무역대표부(USTR)가 제청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투자 "미국 '중국 선박 입항료' 부과 유력, 한국 유조·컨테이너·PC선 중국 점유율 가져올 것"

▲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국선사, 중국산 선사에 입항료 부과 조치로 생기는 중국 조선사 발주 기피 물량을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은 HD현대미포의 베트남 조선소. < HD현대 > 


이와 별개로  USTR은 지난 2월21일 과거 1년 동안의 조사 과정과 앞으로 취할 조치를 밝혔다. 여기에는 중국 국적 선주나, 중국 선주의 중국산 선박이 미국 항만에 기항할 때 입항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USTR이 처음 언급했던 강도와 비교해 실제 조치는 약화될 것”이라며 “지난달 24일 열린 공청회에서 미국 산업계 대표들이 해당 조치에 반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선사마다 중국산 선박 비중이나, 기항하는 선박의 순 톤수(Net Tonnage)에 따라 입항료를 차등 부과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며 “향후 조치에 따라 미국 조선사에 선박을 발주한 내역만 가지고 있어도 입항료를 상계해주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선주들이 중국 조선소로 발주를 기피할 것에 대응해 한국 조선사들의 해외 조선소 건설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주로 유조선(탱커), 컨테이너선,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C) 등 중국 위주의 시장에서 점유율을 가져올 것”이라며 “선가가 낮은 선종들이 많이 발주될 것인데, 한국 조선소에서 이를 소화한다면 잘 갖춰진, 현재의 선종별 매출구조를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원가 경쟁력 있는 아시아 지역이나 전략적으로 진출한 미국의 조선사를 통해 건조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러한 투자는 앞으로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입항료 부과 조치에 따른 업종 최선호주로는 HD현대미포를 꼽았다.

그는 “순 톤수가 낮은 선종들을 향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반사수혜 선종이 주로 HD현대미포의 주력선종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