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디지털 전환 부서에 핵심인력 전진배치, 스마트시티 시장 선점 가속

▲ 조혜정 삼성물산 건설부문 DxP사업본부장(왼쪽)이 2024년 10월16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에서 열린 '주거단지 로봇 및 빌딩 주차 솔루션 협력 업무협약식'에서 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이동연구소장(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비즈니스포스트] 삼성물산이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DxP 사업본부에 더욱 힘을 실었다.

DxP는 디지털 경험 플랫폼(Digital Experience Platform)의 약자로 DxP사업본부는 삼성물산의 디지털 혁신 및 전환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부서다.

국내 건설사들이 불경기 속에서 다양한 미래 먹거리 찾기에 골몰하는 가운데 삼성물산은 스마트시티 관련 신사업에서 활로를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물산 임원인사에서 DxP 사업본부 소속 핵심인력의 승진이 눈에 띈다.

삼성물산은 전날 발표된 임원인사에서 건설부문 DxP사업본부에서 조혜정 본부장을 부사장으로, 형시원 사업화팀장을 상무로 각각 승진시켰다.

조 부사장은 1967년 출생으로 한양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한뒤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그룹에 입사한 것은 2000년이지만 건설업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21년부터다. 조 부사장은 2000년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으로 연료 전비 분야를 연구하다 2013년 삼성전자로 적을 옮겼다.

삼성전자에서는 사물인터넷(IoT)를 담당했는데 일반 가전들을 서로 연결해 제어하는 ‘스마트홈 설루션’ 분야에서 상용화 및 혁신 제품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업무 성과를 인정받으며 삼성전자의 2015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2021년 삼성물산으로 옮긴 이후에는 사물인터넷 스마트홈 기술의 범위를 주택 비즈니스로 확장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2023년부터는 라이프솔루션 본부장, DxP사업본부장 등을 맡아 삼성물산의 디지털 혁신과 디지털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형 상무는 조 부사장과 함께 DxP사업본부에서 일하며 삼성물산의 사업 영역을 물리적 공간에서 디지털 공간으로 확대하는 임무를 맡아 왔다.

형 상무는 2024년 10월30일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본사 1층에서 열린 ‘2024 퓨처스케이프’ 데모데이 행사에서 직접 개회사를 맡기도 했다. 퓨처스케이프 데모데이는 유망 스타트업과의 새로운 시도를 바탕으로 플랫폼 사업과 연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 개발하고 확장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진행한 조직개편에서 DxP사업본부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개편하며 관련 업무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조직 개편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삼성물산 DxP사업본부는 플랫폼 사업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거둬온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물산 디지털 전환 부서에 핵심인력 전진배치, 스마트시티 시장 선점 가속

▲ 형시원 삼성물산 건설부문 DxP사업전략팀장이 10월30일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본사 1층에서 열린 ‘2024 퓨처스케이프’ 데모데이 행사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삼성물산>

삼성물산은 2024년 8월 아파트 전용 플랫폼 홈닉의 2.0 버전을 선보이고 홈닉을 전국 주거단지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홈닉은 주거 생활의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삼성물산의 홈플랫폼 서비스다. 홈닉2.0에는 공동주택 생활에 필수적이면서 입주민의 주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대거 보강됐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아파트 케어 서비스가 꼽히는데 이 서비스는 신규단지 입주 때 발생한 하자나 노후 주거단지 세대에 필요한 수리·교체 등에 최적의 사후지원서비스(AS)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다. 

입주자가 홈닉이나 아파트아이 앱을 통해 서비스를 신청하면 래미안의 담당 전문 엔지니어가 직접 방문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삼성물산은 2024년 10월에는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차세대 빌딩플랫폼 ‘바인드(Bynd)’도 내놨다. 

바인드는 상업용 빌딩에 필요한 여러 서비스를 통합해 구현하는 빌딩플랫폼이다. 바인드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빌딩 인프라, 설비, 전자기기와 빌딩 전체 시스템의 연결 및 연동이 가능하다.

삼성물산의 올해 조직개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본부장과 팀장이 동반 승진을 한 만큼 삼성물산 건설부문 내부에서의 디지털 경험 플랫폼 사업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물산이 디지털 경험 플랫폼 사업의 입지를 강화하고 역량 육성에 공을 들이는 것은 스마트시티 시장 선도를 준비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이번 인사로 삼성물산의 스마트시티 시장 진출 행보가 강화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아직은 추측의 영역이지만 정기 임원 인사에는 회사에서 임원에게 기대하는 역할이라는 부분이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삼성물산은 미래 스마트시티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로 플랫폼 사업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4년 2월에는 네이버와 사우디아라비아 스마트시티 사업 확장을 위해 손을 잡기도 했다.

당시 DxP사업본부장이었던 조 부사장은 “건설업을 넘어 새로운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가는 시기에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네이버와 협약을 통해 미래 신시장 진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바인드를 선보이면서도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관점에서 스마트시티 관련 디지털 플랫폼 개발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영재 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사장은 2024년 10월10일 래미안갤러리에서 열린 ‘2024 바인드 프리미어 쇼케이스’ 행사에서 “정부의 스마트시티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주택과 빌딩 플랫폼 분야의 민간사업자로서 상당한 지위를 확보하고자 한다”라며 “단순히 매출만 고려하기보단 플랫폼 사업을 통한 부가 서비스로의 연결점, 데이터 활용을 기반으로 한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의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