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1위 이용자 창작 콘텐츠(UGC) 플랫폼 '로블록스'가 구글과 애플의 30% 앱스토어 결제 수수료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로블록스는 두 앱스토어와 직접 소송을 통해 30%에 이르는 높은 결제 수수료율을 낮추려는 대다수 접근 방식과 달리 자체 플랫폼에서 결제 시 이용자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취하기로 했다.
 
7천만 명 이용 로블록스 구글·애플 30% 수수료에 반기, "자체 플랫폼 결제시 '로벅스' 더 제공"

▲ 로블록스의 컴퓨터, 웹, 자체 기프트카드를 통한 자체 플랫폼 유료 결제 시 추가 '로벅스'를 제공한다는 안내문. <로블록스 홈페이지 갈무리> 


3일 게임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로블록스는 지난 11월 27일(현지시각) 개발자 포럼을 통해 로블록스 공식 웹사이트, 자체 기프트카드 등을 통해 '로벅스'를 유료 결제한 이용자에 최대 25%의 로벅스를 추가 제공한다고 밝혔다.

로벅스는 로블록스 화폐로, 유료 게임 이용이나 아이템 구매에 사용된다. 유료 결제를 통해 구매하거나, 플랫폼에서 개발한 게임이나 아바타를 판매해 얻을 수 있다.

회사 측은 이번 방침이 일시적 이벤트가 아니라 향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지속 유지하는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또 로벅스가 추가 공급되더라도 콘텐츠 개발자들은 1로벅스 당 동일한 환율로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모두에 혜택이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회사가 동일 가치를 담보하는 화폐를 콘텐츠 제작자와 이용자 전원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셈이다. 이는 로블록스의 높은 이용자 수를 활용해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로블록스 2023년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로블록스 일일활성이용자수(DAU)는 6840만 명이다. DAU는 24시간 동안 앱을 사용한 기록이 있는 이용자 수를 뜻한다. 이 가운데 80% 이용자가 모바일로 로블록스에 접속해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로블록스는 구글과 애플 앱마켓에서 지난 30일 동안 약 1729억 원, 1년 동안 약 1조9204억 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게임사 매출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구글과 애플은 일반적으로 약 30%의 앱수수료를 게임사에게 부과한다. 로블록스 입장에서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PC·콘솔 등으로 이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면 큰 이득이 발생하는 것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애플과 구글이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있다. 애플은 외부 결제 수단을 동원했던 음악 스트리밍 앱 '스포티파이', 미국 개발사 에픽게임즈의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 등의 앱스토어 접속을 차단하기도 했다. 

구글·애플 등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로블록스가 마침내 애플세(높은 결제 수수료율)에 맞서 싸워줘 기쁘다"며 "모든 앱이 웹 기반 결제가 가능해지고, 더 저렴한 비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