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불황에 시멘트 내수 출하 13% 감소, 업계 "탈출구 안 보인다"

▲ '2023~2024년 시멘트 수요 실적 및 전망'과 '주요 건설지표 추이'. <한국시멘트협회>

[비즈니스포스트] 건설경기의 장기 침체가 시멘트 출하량 감소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를 회원사로 삼고 있는 한국시멘트협회는 24일 ‘2024년 시멘트 수급 전망’을 발표했다.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24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시멘트 내수 출하는 3222만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98만 톤과 비교해 약 13%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한다면 2024년 내수 총 출하량은 2023년보다 12.4% 줄어든 4400만 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멘트 내수가 감소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침체된 건설경기가 지목된다. 주요 건설 관련 선행지표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2024년 1월부터 8월까지 건설수주액은 모두 합쳐 약 109조 원이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 등의 영향으로 최근 관련 지표가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과거 수준을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국내 건설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국내 시멘트 업계의 판매량은 극성수기에 해당하는 3분기임에도 두 자릿수 가깝게 줄었다. 시멘트업계는 내수 부진에 따른 재고 증가로 일부 생산설비의 가동 중단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협회는 2025년 시멘트 수요가 올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정부가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기는 하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시멘트업계 일각에서는 2025년 시멘트 국내 수요가 4200만 톤으로 떨어진다면 단 2년 만에 내수 출햐량이 2014년 수준으로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급격한 출하 감소에 따른 매출 부진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전기요금 추가 인상(산업용 10.2%↑)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 및 탄소중립 등 환경 부문 설비 투자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시멘트업계는 초긴축 재정운용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간 1억 톤이 넘던 일본의 시멘트 출하가 이제는 4천만 톤 이하로 추락했듯이 국내 시멘트 출하도 4천만 톤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생존을 위한 기나긴 터널을 지나야 할 각오를 다져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