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국정감사에서 배달 플랫폼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기업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플랫폼 수수료을 놓고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와 관련한 지적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부와 국회가 배달 생태계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국정감사는 배달 플랫폼들에게 가시방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유통업계와 국회 얘기를 들어보면 배달앱들이 올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면 불편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불출석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8일 국회에서 열리는 국정감사에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임시 대표이사,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 강한승 쿠팡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을, 쿠팡은 쿠팡이츠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국정감사에서 배달앱 대표들이 받게 될 주요 질문은 중개수수료와 관련된 것들이다.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배달앱 중개수수료율 상한제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정감사를 앞둔 배달업계는 분위기가 무거운 것으로 파악됐다.
배달앱 가운데 가장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이는 기업은 우아한형제들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9월 기준 배달앱 시장 점유율 59%로 1위에 올라있다. 최근 배달앱 시장 논란과 관련해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 가운데 시장 점유율 1위인 우아한형제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8월에는 중개수수료율을 기존 6.8%에서 9.8%로 인상하면서 점주들에게까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의원들도 우아한형제들 관련자들에게 질문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 의원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함 부사장의 증인 출석 여부는 아직 파악된 것이 없다”며 “최근 배달 시장에서 수수료 문제로 우아한형제들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함 부사장이 불출석한다면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국정감사 출석과 관련해서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원래 강명규 쿠팡이츠서비스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부르려고 했지만 강한승 쿠팡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사진)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이츠 뿐만 아니라 쿠팡에 대한 것들도 질문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강한승 사장은 쿠팡과 쿠팡이츠 모두 이슈를 안고 있다는 점이 부담일 것으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원래 강명규 쿠팡이츠서비스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부르려고 했지만 강 사장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이츠는 최근 배달의민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장 주도권 싸움이 한창인 상황에서 쿠팡이츠는 시장 점유율에 있어서 무서운 속도로 배달의민족을 추격하고 있다. 쿠팡이츠 시장 점유율은 올해 9월 기준으로 24%를 기록하면서 1년 사이에 10%포인트가 늘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배달의민족 점유율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쿠팡이츠는 배달 시장 이슈들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모양새였지만 이제는 크고 작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점주들은 무료배달 경쟁이 시작되면서 수수료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배달 시장에서 무료배달 카드를 가장 먼저 꺼내든 것은 쿠팡이츠다.
쿠팡의 신사업부문은 박대준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고는 하지만 강 사장이 쿠팡경영총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국정감사에서 쏟아질 배달 수수료 관련 질문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강 사장은 쿠팡 전체의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만큼 쿠팡에 대한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이 국정감사에서 논의된다면 강 사장으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의 검색순위 조작 관련 의혹과 관련해 법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유통업계 사상 최대 과징금인 1628억 원을 부과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강 사장은 이번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배달 시장 점유율 3위인 위대한상상(요기요 운영사) 대표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최근 증인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감사 증인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 출석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배달 수수료가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사안이고 대통령실까지 상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는 것은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