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현 롯데마트 ‘반쪽짜리’ 수익성 개선, 신규 매장 통해 남은 절반 채울까

▲ 롯데마트가 새 매장 출점을 통해 실적 확대를 꾀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강성현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 겸 슈퍼사업부장(롯데마트·롯데슈퍼 대표)이 새 매장 출점을 통해 국내 할인점 사업의 실적 확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강 대표 체제에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지만 할인점사업부의 국내 영업이익이 해외 영업이익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을 여전한 과제로 지적받고 있다.
 
강 대표가 5년 만에 롯데마트의 새 매장을 국내에 내는 것은 출혈 경쟁을 피하면서 동시에 국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여겨진다.

3일 유통업계 관계자 얘기를 들어보면 롯데마트가 조만간 서울 천호동에 새 매장을 내기로 결정한 것을 놓고 강성현 대표가 국내 사업 실적 개선을 위한 첫 발을 내뎠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강성현 롯데마트 ‘반쪽짜리’ 수익성 개선, 신규 매장 통해 남은 절반 채울까

강성현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 겸 슈퍼사업부장(롯데마트·롯데슈퍼 대표)이 5년 만에 새로운 롯데마트 매장을 열기로 결정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끌어올릴 시기가 왔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신규 매장 출점은 부지 확보와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경쟁사 이마트도 매장 재단장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신규 출점은 2021년이 마지막이다.

그럼에도 강 대표가 새로운 매장을 내기로 결정한 것을 보면 매출 확대를 통해 국내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시기가 왔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할인점사업부는 해외에서 더 좋은 수익을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해외 부문 영업이익은 27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1.1% 늘었다. 국내와 비교해 매출은 3분의1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영업이익은 280억 원 정도 더 많다.

국내 사업에서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41억 원을 냈다. 할인점사업부가 흑자로 돌아섰던 2022년에도 해외 영업이익이 국내와 비교해 28.3% 높았다.

강 대표는 2020년 12월에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에 오른 뒤 4년 가까이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으며 ‘효자 사업부’로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할인점사업부 영업이익은 2022년보다 80.4%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을 내면서 반쪽짜리 성과라는 시각도 있다. 국내 할인점 영업이익이 주춤한 점은 강 대표 입장에서도 고민일 수 밖에 없다.

5년 만에 신규 출점을 결정한 데는 이런 고민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강성현 롯데마트 ‘반쪽짜리’ 수익성 개선, 신규 매장 통해 남은 절반 채울까

▲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은평점을 재단장해 대형마트 최초로 매장의 90%를 식료품으로 구성한 ‘그랑그로서리’를 오픈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오픈 이후 6주 동안 매출은 10% 이상, 방문객은 약 15% 증가했다. <롯데마트>


강 대표로서는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 작업은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이제는 외형 성장을 통해 영업이익을 끌어올려야 할 시기가 됐다고 판단했을 수 있는데 이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새 매장 출점으로 여겨진다.

기존 매장을 통해 매출을 늘리는 데 힘을 쏟다보면 수익성은 악화될 수도 있다. 고객을 끌어모이기 위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다보면 출혈경쟁 탓에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사례도 많다.

하지만 신규 매장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신규 출점을 위한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존에 없던 매장을 통해 매출이 잡히기 때문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증가할 수 있다.
 
연간 영업이익이 900억 원 가까이 오른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 작업만으로는 더 이상 영업이익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도 보인다. 할인점사업부가 지난해 낸 영업이익 873억 원은 2006년 이후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5%를 기록했는데 할인점 사업부 영업이익률이 1%대를 기록한 것도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새로 문을 여는 서울 천호동 매장이 식료품 특화 매장이라는 점에서 강 대표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서울 은평점을 재단장해 대형마트 최초로 매장의 90%를 식료품으로 구성한 ‘그랑그로서리’를 오픈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오픈 이후 6주 동안 매출은 10% 이상, 방문객은 약 15% 증가했다. 그랑그로서리 매장 경쟁력을 수치로 확인한 것이다.

강 대표는 해외 시장 공략도 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유통군은 8월28일 싱가포르 최대 유통기업인 ‘NTUC페어프라이스’와 자체브랜드 상품을 공급하고 판매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싱가포르에서도 판매한다.

롯데마트 해외 실적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나왔는데 싱가포르까지 시장을 확대하면서 실적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