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오롱글로벌이 업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외형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둔화한 수익성이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은 임기를 반 년가량 남겨놓은 시점에서 수익성 반등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재무위험을 낮추기 위해 더욱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글로벌 외형 확대에도 수익성 둔화, 김정일 사업 다각화 성과는 위안

▲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이 우발채무 우려 불식에 나서는 가운데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 


20일 코오롱글로벌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4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963억 원, 영업손실 4억 원, 순손실 25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 각각 134억 원, 339억 원 감소했다.

회사는 IR자료를 통해 영업이익 적자전환은 건설원가와 금융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영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부문 이외도 유통부문과 상사부문 등이 있지만 건설부문 매출이 80% 이상으로 전사 실적을 좌우한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부문 매출이 2023년 2분기 5693억 원에서 올해 2분기 6639억 원으로 1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건설 원가율은 93.2%에서 95.8%로 2.6%포인트 높아졌는데 이에 따라 영업이익 실적이 감소했다.

주요 재무지표가 악화되는 가운데 이자비용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앞서 코오롱글로벌은 유동성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자금 조달을 했다. 이 때문에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364%에서 올해 1분기 488%로 높아졌고 2분기에는 552%까지 치솟았다.

동종업계 기업과 비교해보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한 태영건설이 완전자본잠식 직전인 2023년 3분기 부채비율이 478.72%였는데 이보다 높은 셈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오롱글로벌은 신규수주 호조가 이어지고 있어 원가율이 높은 기존 주택 현장 준공 이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올해 연간 영업이익 실적 둔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백 연구원은 코오롱글로벌 매출이 지난해 2조6500억 원에서 올해 3조54억 원으로 13.4%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28억 원에서 28억 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순이익은 금융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1억 원 손실에서 490억 원 손실로 그 폭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코오롱글로벌 외형 확대에도 수익성 둔화, 김정일 사업 다각화 성과는 위안

▲ 코오롱글로벌의 연도별 상반기 수주액과 수주 포트폴리오 변화. <코오롱글로벌>

김정일 사장은 건설업황이 둔화하기 시작한 2022년 대표이사에 올라 기업 기초체력 강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써왔다.

그러나 시장 부진이 장기화한 데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 악재가 겹쳐 임기 마지막 해까지 좀처럼 수익성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사장이 올해 들어 브릿지론 사업장을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로 전환하면서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은 상당부분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월에는 대전 유성구 봉명동 주상복합(2495억 원), 5월에는 울산 남구 야음동 공동주택(2020억 원) 현장에서 각각 만기를 눈앞에 두고 본PF 전환에 성공했다

김 사장은 내년 3월 만기가 돌아오는 대전 중구 선화동 선화3차 주상복합(2680억 원)도 올해 안으로 본PF 전환을 노리고 있다.

또한 김 사장이 주요 목표로 삼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김 사장은 지난해 1월 수입차유통부문을 인적분할하면서 시공 중심 건설사업을 넘어 신재생에너지사업과 개발사업, 신사업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주택사업 비중을 낮추고 건설업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인다는 복안이 깔려있다. 

올해 상반기 코오롱글로벌은 산업건설(비주택) 부문에서 대한한공 신엔진정비공장, 머크 바이오시설 공사, 정읍바이오매스 발전소 공사 등 7986억 원 어치 일감을 따내며 비주택 부문 수주 호조를 나타냈다.

코오롱글로벌 주택부문 비중은 과거 5개년 평균 65%였지만 올해 상반기 수주 기준으로는 28% 수준으로 향후 주택 의존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