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합병 추진에 소액주주 온도차, 서정진 설득 만만찮다

▲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합병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통합 셀트리온 출범에 마지막 퍼즐로 여겨지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셀트리온헬스케어 때와 달리 셀트리온제약과 합병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기존 계획보다 통합이 지연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6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합병과 관련해 양측 주주들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대체로 셀트리온제약 주식이 현재 고평가됐다는 이유로 합병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셀트리온제약 주주들은 과거 서 회장이 셀트리온 3사(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한 만큼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두 회사 주주들이 합병에 대해 반응이 다른 만큼 서 회장으로서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합병 추진에 소액주주 온도차, 서정진 설득 만만찮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서 회장은 기존 방침대로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해 합병 여부를 결정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다만 합병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식매수청구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서 회장은 올해 3월 열린 셀트리온 주주총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합병 때도 때가 되면 양사 주주들에게 의견을 물을 것”이라며 “셀트리온 주주들의 의견이 무시된 합병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제약의 경우 셀트리온이 이미 54.8%를 보유한 자회사인 데다 소액주주들도 합병을 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식매수청구권 규모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경우 합병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주식매수청구권으로 이어진다면 합병에 적잖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할 수 있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한 뒤 주주구성은 서 회장을 포함한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28.15%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배력이 높지 않은 셈이다.

반면 우리사주조합 0.22%와 자기주식 5.02% 등을 제외한 나머지 소액주주로 분류되는 공시제외 주주의 규모는 60.23%에 이른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3사의 합병을 위해 준비한 자금을 대부분 사용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인 지점이다. 하지만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을 놓고 반발하고 있는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서 회장이 당장 합병을 밀어붙이기에는 명분이 서지 않는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합병 추진에 소액주주 온도차, 서정진 설득 만만찮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023년 8월24일 온라인 간담회에 참석해 셀트리온 합병 관련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셀트리온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서 회장은 지난해 8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발표하면서 2단계로 나눠 3사 합병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이를 위해 모두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1단계 합병으로 여겨지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당시 행사된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양측 합계 79억 원으로 대부분의 자금이 소진되지 않고 남아있는 상태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합병을 강행한다면 그동안 강조해왔던 "주주들이 원하는 시점에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뒤집는 셈이 된다는 점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셀트리온 소액주주연대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합병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합병 시기를 조율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셀트리온제약과 합병은 셀트리온과 셀트레온제약의 가치가 동등하게 평가되고 셀트리온제약이 확실하게 성장하는 시점이 돼야할 것”이라며 “셀트리온제약 자사주도 앞으로 적절한 시점에 합병할 때 신주배정을 하지 못함에 따라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