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와 AMD 실적 온도차 뚜렷, AI 수혜 하드웨어 기업에 몰리는 경향 드러나

▲ 리사 수 AMD CEO가 6월3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회 2관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 참석해 서버용 CPU인 에픽(EPYC) 5세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 AMD >

[비즈니스포스트] 마이크로소프트(MS)와 AMD가 엇갈리는 2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에 가늠자로 바라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설계 기업인 AMD가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액을 낸 반면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인 MS 실적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해 AI 수혜가 일단은 하드웨어 기업에 집중된다는 것이다.

30일(현지시각)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AI 관련 사업 수익은 아직까지 하드웨어 회사와 반도체 업체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는 내용의 논평을 내놓았다. 

이는 같은 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MS와 AMD를 비교해서 얻은 분석 결과다. 

MS가 클라우드 애저(Azure)를 포함한 사업부에서 증권가 예상치를 소폭 밑도는 285억2천만 달러(약 39조3298억 원) 매출을 올린 반면 AMD는 예상치를 2% 이상 상회한 58억4천만 달러(약 8조528억 원) 매출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투자 시장에서도 두 기업의 실적을 두고 상반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적 발표 뒤 미국 나스닥장 장외거래에서 MS 주가는 2.76% 빠진 411.2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반대로 AMD 주가는 7.64% 오른 149.02달러에 사고팔리고 있다.

AMD와 같은 하드웨어 중심 기업은 실제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얻는 수익을 구체적으로 수치화할 수 있다 보니 투자 대상으로서 장점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 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AI 그래픽처리장치(GPU)인 MI300 판매로 올 하반기에 발생할 매출 예상치를 기존 40억 달러에서 45억 달러로 높여 잡았다. 
 
반면 MS는 코파일럿과 같은 AI 생산성 소프트웨어를 내놓고 있지만 관련 수익을 공개하지 않거나 정량화하기 상대적으로 여의치 않다. 이 점이 투자에 있어 불투명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목됐다. 

사티야 나델라 MS CEO도 콘퍼런스콜을 통해 “코파일럿 고객이 분기 기준 60% 이상 증가했다”라고만 말했다. 관련 사업에서 매출이 얼마나 나왔는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소프트웨어 기술 기업은 연산에 필요한 AI 반도체를 비롯 인프라를 갖추는 데에 자체 설비 투자를 요하다 보니 비용 측면에서 또한 부담 요소를 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마켓워치는 “두 기업에 보인 월스트리트 증권가의 이분법적 반응은 AI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승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