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빅 수혜주'는 방산, 한화에어로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더 강한 기대감 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이 2023년 3월29일 에드윈 퓰너 회장(가운데)와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화>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올해 11월 미국 대선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수혜주로 방산 업종이 주목받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등 미국 공화당의 씽크탱크 역할을 하는 헤리티지재단과 발전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를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의 아리랑 K방산 Fn ETF(상장지수펀드)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약 39% 상승했다.

이 ETF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한화오션,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풍산 등 국내 대표 방산주들을 망라하고 있다.

국내 방산주는 상반기 유럽향 수출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 오름세를 지속해 왔다. 여기에 최근 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시화라는 새 호재가 작용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말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1차 대선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노쇄한 모습이 드러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격히 치솟았다.

이후 현지시각 13일 암살미수 사건까지 겪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의사를 철회하고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내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으나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한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국내 방산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 보수주의 씽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Heritage foundation)은 1981년 이후 매번 대통령 집권 프로젝트 보고서를 내고 있다. 이 보고서의 권고사항 가운데 60%가 실제 공화당계 정권의 정책으로 채택됐을 만큼 향후 정책의 가늠자로 작용한다. 

이 보고서의 최신 판본은 2023년 4월 발간된 ‘프로젝트 2025’로 트럼프 재집권을 위한 전략을 담고 있으며 국방 부문 전략은 직전 트럼프 정권 마지막 국방부 장관이던 크리스토퍼 밀러 전 장관이 작성했다.

이 내용을 종합하면 우선 미국은 향후 세계경찰로서 역할을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중동 등지에서 정세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고립주의를 택함에 따라 전세계 각국이 스스로 군비확대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글로벌 수출 흐름을 탄 국내 방산주가 무기수출을 늘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특히 유럽에 더해 아시아 지역에서의 무기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서태평양⠂남중국해⠂대만 지역에서 중국에 대한 우려를 명시하면서 동아시아 내 ‘집단방위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역시 최근 인터뷰 등지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방위비 분담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 철저한 납기일에 지역적 근접성까지 고려하면 이 지역에 무기를 공급하기에 가장 유리한 국가는 한국으로 평가된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적으로 하는 정세불안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각국이 자국 방위에 대해 힘쓰는 과정에서 무기 거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방산의 해외 수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트럼프는 나토에 방위비 증강을 압박하고 있으며 한국과 나토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음은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방산수출 기회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 말했다.

따라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향후 기대감이 큰 방산주에 주목해야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특히 한화그룹 방산주가 이목을 끌고 있다.

헤리티지재단과 한화그룹과의 관계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초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아시아 연구센터 회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퓰너 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40년 지기로 알려졌으며 미국 내 최고의 아시아 전문가로 꼽힌다. 1973년 헤리티지재단 설립에 참여한 이후 2018년까지 이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트럼프 '빅 수혜주'는 방산, 한화에어로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더 강한 기대감 인다

▲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방산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등이 한화그룹 대표 방산주로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4월 베트남과 K-9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아시아 지역에서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목표주가를 기존 25만8천 원에서 32만 원으로 높이며 “폴란드 K-9 추가계약, 루마니아 장갑차 수출 등 여전히 수출 일정이 남은 가운데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수출 기회가 꾸준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라 말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지상무기 초과수요 국면이 유지되는 이상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에 해당하는 K-9을 원하는 국가는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다”며 “수출이 마를 일은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한편 트럼프 2기 정부에서 글로벌 방산업은 재래무기보다 첨단방위산업이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시스템의 지휘통제, 통신, 사이버 전장관리 부문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웅찬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트럼프가 생각하는 고립주의 외교에서 방산업은 재래무기보다 미사일 방어, 방위시스템 등이 더 부각받을 것이다”며 “우주항공⠂감시⠂정찰에서 지휘통제⠂통신⠂사이버 부문까지 첨단 방위산업을 준비하는 한화시스템의 수혜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의 경우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히면서 직전거래일 대비 주가상승률이 장중 한때 3.5%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단단한 수주세와 하반기 함정사업 가시화에 따른 특수선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에 따라 미국 본토 함정 정비사업 수주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고 투자재원도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돼 추가 조선소 인수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