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4-04-19 14: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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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대약진을 준비하고 있다
HBM3E(5세대 HBM)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함으로써 현재 30% 수준에 불과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려 1위 자리까지 노릴 것으로 보인다.
▲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점유율 1위가 올해 하반기 SK하이닉스에서 삼성전자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반면 SK하이닉스는 HBM3는 물론 HBM3E에서도 가장 앞서 양산을 시작했다며, 기존 독보적 경쟁우위를 지킬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19일 반도체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하반기 세계 HBM 시장 구도와 관련한 관측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현재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순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가 2023년 글로벌 HBM 시장에서 53%의 점유율로 1위, 이어 삼성전자가 35%, 마이크론이 9% 점유율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트렌드포스는 이 같은 HBM 지형이 올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SK하이닉스가 2024년 52.5%의 점유율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견고한 지위가 지속될 것”이라며 “엔비디아 AI칩 H200에 들어가는 HBM3E 출하가 3월 말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높은 수율(완성품 비율)을 바탕으로 HBM3에 이어 HBM3E에서도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의 HBM3 수율은 60~70% 수준으로 삼성전자보다 높아, 올해 초까지 사실상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 공급해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는 독자 개발한 '어드밴스드 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MR-MUF)' 패키징 공정을 HBM 양산에 적용함으로써, 경쟁사 대비 공정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MR-MUF는 칩과 칩 사이의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AI 선도 기업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HBM 1등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올해는 전체 D램 판매량 중 HBM이 두 자릿수 퍼센트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SK하이닉스의 HBM 점유율을 따라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 최대 생산량이 2024년 4분기 월 15만~17만 장(웨이퍼 기준)으로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HBM 생산량 12만~14만 장을 웃돌 것”이라며 “하반기를 기점으로 HBM 경쟁 심화가 가중돼 SK하이닉스 점유율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