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게임의 시대 저무나, 콘솔게임 매출 절반이 게임 아이템과 구독료

▲ 콘솔 게임 시장의 수익 구조가 게임 아이템과 구독서비스를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2011년만 해도 90%를 넘던 패키지 게임 수익이 2023년에는 50%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사진은 2018년 열린 E3에 참가한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 부스. <위키미디아 커먼스>

[비즈니스포스트] 콘솔 게임 시장의 매출 구조가 패키지 게임(게임의 모든 요소를 포함한 단일 상품)에서 게임 내 유료 아이템 판매와 구독서비스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1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세계 콘솔 게임 시장의 수익 구조가 몇 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통계전문업체 암페어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콘솔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들은 올해 게임 내 아이템과 구독서비스 판매를 통해 210억 달러(약 28조 원) 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됐다.

전체 콘솔 게임 시장에서 거둘 매출은 420억 달러(약 56조 원)로 예상되는데 2011년까지만 해도 10%에 머물던 게임 아이템과 구독서비스에서 얻는 매출이 이제는 전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콘솔 게임 시장이 변화하는 원인으로 기술 발전에 따라 바뀐 개발환경과 2017년 등장한 '포트나이트'의 성공 사례를 지목했다.

게임 그래픽과 시스템은 기술 발전에 맞춰 10여 년 전보다 매우 정교해졌고 이에 따라 최신 게임을 개발하는 비용 역시 큰 폭으로 올랐다. 

최근 출시한 ‘파이널판타지16’과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등 패키지 게임 판매가격이 70달러(약 9만 원)를 넘은 것도 이러한 개발비 상승을 반영한 것이다.

콘솔 게임 이용자들이 선뜻 지불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반면 포트나이트를 필두로 한 실시간 서비스 게임은 기본적으로 무료로 제공된다는 장점을 살려 게이머들을 끌어들였다.

미리 게임을 해보고 과금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데다 게임 아이템 하나에 몇천 원, 구독료에 만 원 남짓한 소액으로 추가 콘텐츠를 즐길 수도 있다.

이러한 구독서비스는 공짜로 아이템을 제공하거나 일정 시간 이상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유도해 게이머의 꾸준한 관심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있다.

결국 게이머 개개인에게 얻는 초기 매출은 패키지 게임과 비교해 적지만 고객층이 훨씬 넓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더 많은 매출을 거둘 수 있는 구조다.

피어스 하딩롤스 암페어애널리시스 게임 연구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게이머들의 관심이 실시간 서비스 게임에만 집중되고 있다”며 “패키지 게임 개발사들이 경쟁하기 힘든 시장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피어스 대표는 실시간 서비스 게임의 대표 격이라고 할 수 있는 포트나이트를 예로 들었다. 출시하고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많은 콘솔 게이머들이 즐기고 있는 게임이다.

반면 최근에 출시돼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1억 달러 넘는 수익을 거둔 ‘호그와트 레거시’는 이미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데이트 주기가 짧고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아이템을 계속 출시하는 실시간 서비스 게임과의 차이 때문이다.

포트나이트를 비롯한 실시간 서비스 게임들이 모바일 플랫폼에도 동시에 서비스되고 있다는 점도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원래부터 과금 아이템에 비교적 관대한 게이머들이 많은 시장이라 현금성 게임 아이템 구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앤드류 윌슨 일렉트로닉아츠(EA)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게임 산업의 상황이 계속해 바뀌고 있다"며 "이러한 실시간 서비스 시스템이 (매출 증가에) 강력한 순풍으로 작용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