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2분기 실적 늘어도 주가는 약세, 머스크 “가격 추가 인하” 발언 탓

▲ 테슬라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가격 인하에 힘입어 더 많은 차량 판매로 매출은 올랐지만 이익률이 떨어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여기서 가격을 더 인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언급했다. 사진은 충전하고 있는 테슬라 모델 S.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2분기 이익과 매출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익률이 감소한 상태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량 가격 추가 인하를 언급하면서 주식시장에선 냉랭한 반응을 얻었다. 

19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2분기 순익은 27억300만달러(약 3조4200억원), 249억 달러(약 31조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0%, 47% 증가한 수치다. 

순익과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도 실적 발표 후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0.71% 하락한 291.26달러에 마감했다. 20일 오전 오후 2시 기준 시간외 거래에서는 4.19% 내린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매출이익률 감소와 머스크 CEO의 가격인하 가능성 언급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테슬라의 합산 매출이익은 45억3300만 달러(약 5조7400억 원), 매출총이익률은 18.2%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6.8%포인트 하락했다. 

게다가 머스크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추가로 차량 가격을 인하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경제가 굉장히 불안정하고 미래가 불투명한 시기”라며 “이런 시기에 판매량을 올리기 위해 이익률을 약간 희생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테슬라 매출 증가의 상당 부분은 가격 인하의 효과를 봤다. 테슬라는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인도량이 83% 오르며 46만 대가 넘는 차량을 판매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테슬라가 생산차량은 지난해에는 평균적으로 5만6천 달러에 거래가 됐지만 올해 2분기 들어서는 평균가격이 4만6천 달러로 떨어졌다.

주식시장은 가격 인하를 통한 수요 창출효과에 의문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미국 투자은행 웨드부시 관계자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테슬라는 거듭된 가격 인하로 수요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적정가격을 찾고 있다”며 “지금은 애매한 경계에 걸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구나 가격 인하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불확실하다. ‘박리다매’ 전략은 생산능력이 담보되어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는 올해 초에는 공개적으로 “올해 테슬라가 차량을 200만 대 넘게 생산할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이번 실적 발표에선 “시설 개선 작업에 따라 원래 계획했던 180만 대보다 생산량이 더 적어질 수 있다”고 언급하며 입장을 바꿨다.

테슬라의 지난해 생산량은 130만 대였다.

테슬라는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는 인도량과 생산량에서 모두 급성장한 기록적 분기라며 앞으로 회사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