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하이테크 수주 물량을 토대로 실적 증가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삼성물산이 올해 1분기 미국 텍사스 테일러 반도체공장과 한국 평택4공장 등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했는데 2분기에도 해외 반도체공장 추가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2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수주통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2023년 상반기 해외건설 계약금액이 56억6128만 달러(약 7조39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물산의 2022년 연간 해외건설 계약금액 53억8176만 달러를 넘어서는 수치다.
삼성물산 해외건설 실적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미주지역 계약금이 47억 달러(약 6조2천억 원)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오스틴법인에서 발주하는 테일러 반도체공장 추가공사 증액계약이 계속 나오고 있다. 나머지는 아시아지역으로 최근 대만에서 수주한 복합빌딩 수주 건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 신설에 170억 달러(약 22조5천억 원)을 투입하는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그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공장 등 하이테크부문 공사는 통상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트랙’ 공법을 적용해 매출도 빠르게 발생한다. 수익성도 좋다.
실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분기 국내외 반도체공사 공정 본격화에 힘입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영업이익 성장률이 매출 성장률보다 높았던 유일한 건설사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1분기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 평택 반도체공장 등 공사매출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22년 같은 기간보다 52.4%, 88.4% 급증했다.
삼성물산의 2023년 1분기 분기보고서 건설계약 수주현황에 따르면 1분기 기준 테일러 반도체공장 기본도급액은 4조8516억 원, 완성공사액은 1조9239억 원이었다. 퍙택4공장은 기본도급액 3조7676억 원 가운데 완성공사액이 7851억 원이다.
1분기 10대 건설사는 모두 매출이 늘었지만 원자재값 상승, 저조한 분양실적 등으로 이익에서는 크게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대건설, GS건설, SK에코플랜트 등도 1분기 영업이익이 늘어나긴 했지만 1~4% 수준의 증가율에 그쳤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은 영업이익이 적게는 20%, 많게는 50% 넘게 감소했다.
오 사장은 2분기에도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 일감을 3조 원가량 추가 확보하면서 올해 실적 성장동력이 더 두둑해졌다.
삼성물산은 2023년 전체 매출 목표를 40조4천억 원으로 지난해 43조2천억 원보다 낮춰 잡았다. 글로벌 경기위축이 지속되는 상황을 반영해 상사부문 매출 목표 등을 조정했다.
▲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든든한 하이테크 물량을 업고 실적 성장세에 힘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건설부문 매출 목표는 2022년 매출(14조6천억 원)보다 줄이지 않았는데 그 기대에 부응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유안타증권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2023년 매출 18조6010억 원, 영업이익 1조87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2년보다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24.2% 늘어나는 것이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하이테크와 해외 대형현장 실적 본격화로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아졌다”며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 평택4공장 등 하이테크 수주로 연간 수주 목표 상회 가능성과 실적개선 기반을 마련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3.7%, 26.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2년에도 그룹 반도체사업의 국내외 투자 확대가 실적 증대에 큰 몫을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2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21년보다 32.8%, 238.6% 급증했다.
지난해 평택 반도체 공장과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 사업이 조기 발주되면서 삼성전자와 거래금액이 7조1499억 원으로 뛰었다. 이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2022년 전체 매출(14조5980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0년에는 삼성전자와 거래금액이 3조7307억 원, 2021년에는 4조494억 원을 보였다.
오 사장은 2021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에 올랐다. 오 사장은 취임 첫 해부터 해외건설 수주실적 업계 1위를 꿰차고 국내 도시정비사업도 조금씩 확대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1년에는 매출 10조9890억 원, 영업이익 2510억 원을 내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20년보다 6.1%, 52.7% 줄었다. 국내 화력발전 프로젝트 공사비 증가 등 일시적 손실 영향이었다.
다만 2022년에는 국내외 수주 증가 등으로 매출 14조5980억 원, 영업이익 8750억 원을 거뒀다. 2021년보다 매출은 32.8%, 영업이익은 248.6% 급증했다.
오 사장은 2021년과 2022년 모두 수주목표도 초과달성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1년 수주실적 13조 원대를 보여 연간 목표(10조7천억 원)를 웃돌았다.
2022년에는 신규 수주실적 16조9680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9월 공시를 통해 수주 목표치를 16조7천억 원으로 한 번 상향조정했는데 이를 초과달성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