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대기업 운영' SSG닷컴 G마켓 롯데온은 왜 거래액 발표 중단했나

▲ 롯데온에 이어 SSG닷컴, G마켓까지 대기업이 운영하는 이커머스들이 올해 1분기부터 거래액(GMV)을 비공개했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SSG닷컴과 G마켓이 올해 1분기 실적부터 거래액(GMV) 발표를 중단했습니다.

롯데온과 SSG닷컴, G마켓까지 대기업이 운영하는 이커머스들이 올해 1분기 거래액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15일 이마트 1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SSG닷컴, W컨셉, G마켓 등 이커머스 계열사들의 거래액이 표시돼 있지 않습니다.

이마트는 SSG닷컴이 설립된 2018년 12월 이후 발표된 실적 자료에서 빠짐없이 이커머스 관련 거래액에 대한 설명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실적 발표에서 4년 만에 처음으로 거래액 발표를 중단한겁니다.

이마트가 이커머스 거래액 발표를 중단한 이유가 뭘까요.

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2023년 중점 추진 전략으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수익성 중심 경영’을 내세웠습니다.

올해 수익성 중심 경영을 선언한 만큼 거래액보다는 수익성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도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부터 SSG닷컴은 적자폭을 꾸준히 줄이고 있습니다.

SSG닷컴은 각각 직전 분기와 비교해 2022년 3분기 174억 원, 4분기 12억 원, 2023년 1분기 63억 원 만큼 적자를 줄였습니다. SSG닷컴 1분기 영업손실은 156억 원입니다.

G마켓도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해 3분기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적자가 줄었습니다.

G마켓은 각각 직전 분기와 비교해 2022년 3분기 33억 원, 4분기 19억 원, 2023년 1분기 21억 원 만큼 적자를 줄였습니다. G마켓 1분기 영업손실은 109억 원입니다.

거래액을 알리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는 굳이 투자자들에게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일 수 있습니다.

IR자료는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문서죠. 기업의 경영내용과 미래 전망에 대한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해 투자를 유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수익성 집중 전략을 펼치다 보면 거래액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수익성을 높이려면 할인 쿠폰 발행 등 마케팅을 줄일 수 밖에 없고 거래액 감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죠.

이커머스 경쟁사인 쿠팡, 네이버 등과 비교해 거래액이 너무 적다면 투자자들에게 공개하지 않는게 낫다고 결정했을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거래액 11조6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SSG닷컴과 G마켓이 지난해부터 수익성 중심 전략을 펴면서 관련 수치에 조금 더 집중하기로 했다”며 “영업이익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것을 투자자들에게 더 잘 알리기 위해 거래액에 대한 부분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올해 1분기 들어 갑자기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은 이커머스가 이마트 계열사뿐만은 아닙니다.

롯데쇼핑은 11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롯데온의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롯데쇼핑도 지난해 4분기까지는 롯데온 거래액을 공개했었죠.

롯데온이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도 SSG닷컴, G마켓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실적 자료는 투자자들을 위한 정보기 때문에 롯데쇼핑이 어느 것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형성장보다는 내실다지기에 힘쓰고 있고 적자폭을 줄이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이번 자료에서는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서로 다른 기업이지만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비슷하네요.

지금까지 꾸준히 해오던 거래액 공개를 하지 않으면서까지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노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