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중국에서 만든 전기차 북미에서 판다, 가격경쟁 지속 의지 엿보여

▲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를 캐나다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 내부 사진. <로이터>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를 캐나다와 같은 북미 국가에 공급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공격적인 전기차 가격 인하 정책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부터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한 ‘모델Y’ 전기차를 캐나다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테슬라는 그동안 중국에서 제조한 전기차를 중국 내수시장과 유럽 등에 공급해 왔는데 북미에 수출을 시작하는 것은 처음이다.

로이터는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문서와 정보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하며 이미 캐나다 판매용 차량 생산과 테스트 등 작업이 시작되었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콘퍼런스콜을 통해 상하이 기가팩토리가 테슬라 차량 생산공장 가운데 가장 비용 효율성이 높고 생산 규모도 크다는 점을 앞세웠다.

이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차량 공급처를 다른 국가로 점차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북미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중국 생산 물량은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다. 이는 중국 CATL이 상하이 기가팩토리에 공급하는 배터리로 추정된다.

테슬라가 이처럼 전기차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 공장 가동에 무게중심을 두고 중국산 배터리 채용 비중도 확대하는 것은 결국 추가 가격 인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테슬라는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6차례에 걸쳐 전기차 판매가를 낮추며 전기차 업계의 가격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의 여파로 테슬라의 1분기 전기차 수익성은 지난해 1분기 대비 크게 낮아졌다.

테슬라가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중국 공장에 의존을 높이는 것은 결국 앞으로도 이러한 전략을 유지하며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가 전 세계에서 판매한 모델3 및 모델Y 전체 물량 가운데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제조된 차량 비중은 20%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상하이 공장의 차량 공급처가 확대돼 가동률이 높아진다면 이러한 비중은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테슬라의 이러한 행보는 글로벌 주요 IT기업 및 제조사가 중국에 생산공장 등 공급망 의존을 낮추려는 움직임과 상반된다.

애플은 최근 인도에 주요 협력사의 생산 투자와 인력 고용을 확대해 중국에 집중되어 있는 아이폰 등 주요 제품 생산공장을 분산하는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규제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영향으로 중국 내 공급망이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일 때 중국 정부의 강경한 대응 정책으로 다수의 지역에서 생산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는 점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테슬라 역시 상하이 기가팩토리의 가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거나 원활한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는 등 리스크를 겪었다.

그럼에도 중국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이러한 리스크에 대응하는 것보다 전기차의 원가를 절감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국 이는 테슬라가 앞으로도 당분간 전기차 가격 인하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테슬라가 최대 시장인 미국에도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을 판매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꼽힌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전기차 산업을 겨냥한 무역 규제를 점차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한 전기차는 미국에서 판매를 하기 어려워지거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며 불이익을 받게 될 공산이 크다.

다만 로이터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중국산 테슬라 전기차에도 최대 5천 캐나다달러(약 492만 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