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화장품업계 대표 기업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2분기 성적표가 갈렸다. 

LG생활건강이 흑자기조를 이어간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영업손실을 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화장품업계 성적표 왜 갈렸나, 차석용 LG생활건강 포트폴리오 다각화 성과

▲ LG생활건강이 끊이지 않는 중국발 악재에도 실적을 선방하면서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이 추진한 사업다각화 기조가 성과를 내고 있다. 사진은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 


LG생활건강이 끊이지 않는 중국발 악재에도 실적을 선방하면서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이 추진한 사업다각화 기조가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화장품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LG생활건강이 국내 화장품사업 부진에도 2분기 실적을 선방한 데는 음료와 생활용품으로 사업다각화를 한 성과로 여겨진다.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8627억 원, 영업이익 2166억 원을 거뒀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9%, 영업이익은 35.5% 감소하기는 했지만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실적이 바닥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올해 1분기와 비교해서는 매출은 13.2%, 영업이익은 23.4% 개선됐다. 

특히 LG생활건강과 함께 국내 대표 화장품기업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이 1년6개월 만에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로 전환한 것과 비교하면 성과가 두드러진다. 

이처럼 두 기업의 성과를 가른 건 화장품사업 의존도 차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화장품사업은 모두 중국 의존도가 높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이 주요 도시를 봉쇄하자 두 기업의 화장품사업 실적은 크게 후퇴했다. 중국 보따리상이 줄면서 면세사업도 타격을 입었다. 

상대적으로 화장품사업 의존도가 더 높은 아모레퍼시픽으로서는 더 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앞서 2017년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중국에서 한국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을 때도 아모레퍼시픽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후퇴했지만 LG생활건강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화장품과 샴푸 등 생활용품에서 나온다. 2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약 90%가량이 국내외 화장품사업에서 나왔다. 

반면 LG생활건강의 매출은 생활용품과 화장품, 음료 등 크게 3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수준으로 2분기 기준으로는 46%를 차지했다. 나머지 부문의 매출 비중을 보면 생활용품은 29%, 음료는 25%를 차지하고 있다. 

2분기 LG생활건강의 실적을 보면 화장품사업의 매출은 8530억 원, 영업이익은 933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3.6%, 영업이익은 57.4% 감소했다. 

반면 생활용품사업과 음료사업의 실적은 늘었다. 

생활용품부문은 2분기 매출 5434억 원, 영업이익은 596억 원을 냈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9.5%, 영업이익은 1.4% 늘었다. 

음료부문은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 데 힘입어 2분기 매출 4664억 원, 영업이익 637억 원을 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3.9%, 영업이익은 10% 증가했다. 

생활용품사업과 음료사업이 화장품사업의 실적 후퇴를 방어한 셈이다. 

LG생활건강의 사업다각화는 차석용 부회장의 성과다. 그는 2004년 LG생활건강 사장으로 영입된 이후 18년째 LG생활건강을 이끌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차 부회장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치약과 비누, 세제 등 생활용품사업 비중이 70%를 차지했다. 

하지만 차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LG생활건강은 기존의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음료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LG생활건강은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하며 음료사업에 진출한 뒤 2009년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 한국음료, 2011년 해태음료를 차례로 인수했고 2013년에는 영진약품의 드링크부문도 인수해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특히 LG생활건강이 판매하고 있는 ‘코카콜라 제로’, ‘스프라이트 제로’, ‘몬스터 에너지 울트라’ 등 저당·저칼로리 음료 이른바 제로(0)칼로리 음료가 인기를 얻으면서 음료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차 부회장의 인수합병은 현재진행형이다. 

LG생활건강은 우유사업으로 음료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에서는 LG생활건강이 푸르밀을 인수하고 미국의 고급 우유 브랜드 ‘페어라이프’를 들여와 판매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LG생활건강은 설명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우유사업 진출 등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제로 칼로리 음료나 에너지 음료 등 신제품들의 반응이 좋아 음료부문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