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오포럼은 흔히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아시아 여러 국가의 정재계 주요인사들이 경제현안과 사회적 이슈를 폭넓게 다루는 자리다.
22일부터 시작해 25일까지 열리는 올해 보아오포럼에 재계 리더들도 글로벌 인맥을 다지고 사업기회를 엿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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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원 한화생명 부실장. |
김 부실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이다. 그는 22일 저녁 보아오포럼 ‘영 리더스 라운드테이블’ 세션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부실장은 이 세션에 공식패널로 초청받아 참석했다. 세계 각국의 영 리더들이 참여하는 세션에 국내 인사가 참가한 것은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이 2010년 공동의장 자격으로 참가한 뒤 처음이다.
김 부실장은 이날 ‘거리(distance)'에 대한 재정의’라는 주제로 1시간 30분가량 자유토론을 벌였다.
김 부실장은 "메일이나 카카오, 위챗 등 메신저를 통해 세계 지인들과 소통하고 있지만 모바일,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인간관계의 핵심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첨단기술의 발전은 사회구성원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한 본질적이고 철학적인 부분에 기초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션에 아리프 아미리 UAE두바이 국제금융센터 대표, 중국 4대 포털 사이트인 '왕이' 창업자인 딩레이 넷이즈 그룹 회장, 기술 관련 분석기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더 인포메이션의 제시카 레신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 부실장은 세션 참석 외에도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 징시엔동 대표와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대표 등과 만나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김 부실장은 올해 1985년생으로 두 살 위인 형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마찬가지로 세인트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했다. 김 전무는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나왔다. 두 사람 다 해외유학파 답게 글로벌 감각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김 부실장은 2014년 3월 한화첨단소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으나 지난해 9월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화그룹은 금융계열사인 한화생명을 통해 핀테크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중국 디안롱(点融)과 핀테크 사업과 관련한 전략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최근 한화생명은 핀테크 기반 중금리 대출상품을 처음 출시하기도 했다.
김 부실장이 보아오포럼에서 중국 금융회사 주요 인사들과 만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현재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전무가 태양광사업을, 김동원 부실장이 금융사업을 이끄는 구도다. 두 사람은 올해 초 다보스포럼에 나란히 참가해 각각 에너지와 금융 관련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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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한국경제는 중국 의존도가 높다. 보아오포럼에서 중국의 지도자나 기업인들과 교류는 중국사업에서 유무형의 이득을 얻어낼 수 있다.
그러나 중국과 상대국 CEO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CEO세션에 국내 기업인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빠져 아쉬움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북핵 관련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정부와 껄끄러운 관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국내 주요기업 경영인들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사 자격으로 3년 연속 보아오포럼에 초청돼 참석한다. 이 부회장은 2013년 4월 최태원 SK그룹 회장 후임으로 임기 3년의 보아오 포럼 이사에 선임됐다.
이 부회장은 23일 열리는 세계 경제 전망·대응 세션에서 패널 토론을 진행한다. 이 부회장은 24일 리커창 중국 총리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레이프 요한슨 에릭슨 회장, 라탄 타타 타타그룹 명예회장과 마윈 알리바바 회장과도 만나 협력을 다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비공식 개인일정으로 보아오포럼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중국 현지 사업장을 돌아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