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화 덱스터 대표. |
영화 ‘미녀는 괴로워’‘국가대표’로 유명한 김용화 감독은 영화감독 출신 상장기업 1호 CEO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김 감독이 설립한 시각특수효과(VXF) 전문기업 덱스터는 최근 가상현실(VR)이 차세대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성장성을 평가받고 있다.
김 대표는 덱스터를 '아시아의 워너브라더스'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다.
덱스터 주가는 24일 전일보다 6.98%(1800원) 오른 2만7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덱스터는 최근 VR 관련 수혜주로 지목되면서 주가가 22일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오름세를 타고 있다.
덱스터는 설립 4년 만인 지난해 12월22일 코스닥에 입성해 전 세계 시각특수효과 전문기업 최초의 상장사가 됐다. 공모가 1만4천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가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덱스터는 김용화 감독이 2011년 설립해 대표를 맡고 있다. 특수효과(VFX)를 전문으로 하며 세계 최대 극장 체인을 거느린 중국 완다그룹과 레노버의 모회사 레전드캐피탈이 각각 2대, 3대 주주다.
김 대표는 덱스터 지분 27.51%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해 코스닥 상장으로 지분가치가 800억 원이 넘는 주식부자 반열에 우뚝 섰다. 김 대표의 주식평가액은 연예인 주식부자로 알려진 배용준 키이스트 대표를 제친 것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는 2006년 미녀는 괴로워, 2009년 국가대표로 대박을 터뜨리며 영화감독으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그뒤 영화 ‘미스터고’가 흥행에 참패하며 쓴맛을 봤다. 미스터고는 132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쳐 손익분기점 900만 명에 턱없이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미스터고는 김 대표에게 영화감독으로서 실패를 안긴 작품이지만 기업인으로서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열어줬다.
덱스터는 3D 영화인 미스터고를 준비하며 세웠는데 시각효과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적:바다로 간 산적’ 등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영화인 ‘적인걸2’, ‘몽키킹’, ‘지취위호산’ 등 중국영화계에도 진출할 수 있었다.
시각효과 기술은 웬만한 영화 한편을 만드는 데 드는 예산의 50% 수준에 이를 만큼 의존도가 높고 비용도 많이 든다. '아바타' '인셉션' '라이프 오브 파이' 등의 경우도 제작비 50% 이상을 시각특수효과에 쏟아부었다. 특히 VR은 물론이고 게임이나 광고, 캐릭터사업 등 활용범위가 넓다.
덱스터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덱스터는 중국법인을 세우고 중국에도 진출했으며 완다그룹과 사업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최근 “덱스터는 사업영역 확대와 중국법인 확장으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며 “2013년 이후 작업한 4편의 중국 영화가 역대 흥행에 높은 순위를 기록했고 7편의 중국영화가 추가 개봉할 계획”이라고 주목했다.
중국은 세계 미디어컨텐츠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중국의 영화제작비도 급격히 늘고 있다. 덱스터도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이르고 있다. 덱스터는 올해 개봉되는 ‘서유기’‘남극절연’‘쿵푸요가’ 등 영화에 특수효과를 납품하고 있다.
덱스터는 지난해 매출 260억 원과 영업이익 50억 원을 거뒀다. 2014년과 비교해 매출이 39% 늘어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19.25%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덱스터를 단순 하청제작 업체가 아닌 종합콘텐츠 기업으로 성장시켜 ‘아시아의 워너브라더스’로 키운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영화감독으로서도 재도전에 나선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신과 함께’ 크랭크인에 들어가며 배우 하정우씨가 출연을 확정지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