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의 기업공개가 화두다."

송용덕 롯데그룹 호텔&서비스BU장 부회장은 올해 1월 서울 마곡동 중앙연구소에 있는 롯데R&D센터에서 열린 사장단회의에 참석하면서 최대 현안으로 호텔롯데 상장을 꼽았다. 
 
[오늘Who] 송용덕, 신동빈 신임받아 호텔롯데 상장까지 내달리나

송용덕 롯데그룹 호텔&서비스 BU장 부회장.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적 퍼즐로서 송 부회장이 수년 전부터 강조했지만 번번이 미뤄져 왔던 사안이다.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그룹 임원인사가 12월 이뤄진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임원인사가 12월 초에 이뤄질지는 불확실하지만 12월 안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 부회장의 유임을 점치는 시각이 많다.

신 회장이 올해 2월 구치소에 수감된 뒤 송 부회장은 호텔&서비스BU의 계열사 경영이 흔들리지 않도록 챙겨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 회장이 자리를 비운 동안 송 부회장과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 부회장, 이원준 유통BU장 부회장, 이재혁 식품BU장 부회장 등의 입지가 한층 강화됐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이들은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등과 함께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리고 롯데그룹 내부 경영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힘을 쏟았다.

호텔롯데 상장과 롯데면세점 사업 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는 점도 송 부회장의 유임 관측에 힘을 더한다. 

신 회장은 10월23일부터 약 3주 동안 일본에 머물렀는데 이 기간에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과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 등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 경영진을 만나 경영현안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호텔롯데는 롯데홀딩스 등 일본 롯데그룹이 지분 대부분을 쥐고 있다. 호텔롯데를 상장하려면 일본 롯데그룹과 관계가 중요한데 신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물밑작업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나온다.

송 부회장은 호텔롯데 대표이사 사장을 맡을 때부터 “호텔롯데 상장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수 차례 자신감을 보였지만 롯데그룹의 검찰수사와 신 회장의 수감 등으로 호텔롯데 상장은 번번이 뒤로 밀렸다.

하지만 신 회장이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최우선 과제로 고려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호텔롯데 상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 부회장은 현재 롯데지주와 협력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원론적으로 BU는 단기적 사안을, 지주는 장기적 사안을 챙기는 것이 원칙이지만 호텔롯데 상장은 그룹 차원에서도 중요성이 큰 사안”이라며 “송 부회장 등 BU와 지주가 역할을 뚜렷하게 구분하기보다 협력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현재 상장을 앞두고 수익성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오늘Who] 송용덕, 신동빈 신임받아 호텔롯데 상장까지 내달리나

▲ 호텔롯데 깃발.


호텔롯데는 인천공항 면세점은 과감하게 포기하되 시내면세점에 집중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승부수를 걸었다.

호텔롯데는 면세점사업이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할 뿐 아니라 이익의 대부분도 여기에서 거둬 롯데면세점사업은 호텔롯데의 기업가치에 핵심적이다. 

호텔롯데는 올해 7월7일을 기점으로 인천공항 제1터미널의 'DF1(화장품·향수)', 'DF5(피혁·패션)', 'DF8탑승동(전품목)' 사업권을 반납했다. 롯데면세점이 1터미널에서 DF3(주류·담배) 사업권만 남겨둔 것이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호텔롯데의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은 2017년 기준으로 매출이 1조 원을 넘을 정도로 주요 사업장”이라며 “호텔롯데가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을 철수하면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2019년 매출이 7천억 원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텐데 중장기적으로 시장 지위가 약해져 가격협상력과 집객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공항면세점은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지만 상징적 의미가 큰 데다 매출 증가에도 핵심적 역할을 해 면세점회사들이 쉽게 발을 빼지 않는다. 호텔롯데가 그만큼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사업권을 반납하면 매출은 줄겠지만 시내면세점이 잘 되고 있어 큰 걱정은 없다"며 "인천공항 임대료가 너무 비싸 그대로 영업을 했더라면 8, 9월에 임대료만 1400억 원을 물게 됐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익성에도 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롯데면세점 롯데월드타워점이 올해 매출 1조 원을 무난히 달성하면서 실적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바라본다. 롯데월드타워점은 현재 면세점 특허권을 놓고 관세청의 결정을 앞두고 있지만 사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18년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4조156억 원, 영업이익 2281억 원을 냈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550% 증가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척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