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경영복귀 한 달,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는 여전히 안갯속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4년 10월 잠실 롯데월드몰 내 롯데면세점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5일로 딱 한 달이 지났다.  

신 회장 복귀 이후 롯데그룹 경영시계는 숨 가쁘게 돌아갔지만 면세점사업만큼은 먹구름이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의 핵심사업으로 꼽히는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가 유지될지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롯데월드타워의 시내면세점 특허를 놓고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관세청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의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놓고 현재 결정된 것이 없다”며 “특허권 유지 여부를 놓고 언제쯤 발표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신 회장이 10월5일 집행유예로 풀려난 직후 “신 회장의 판결문을 검토한 뒤 조만간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 달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문 관세청장도 10월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판결문을 분석하고 있으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취소 여부를 빨리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를 놓고 관세청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로서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청이 부담스러운 상황에 몰린 것일 수 있다”며 “신 회장의 재판이 대법원 판결까지 이어지게 된 상황에서 섣불리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를 유지한다고 발표할 수도, 특허를 취소한다고 발표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10월12일 신 회장을 집행유예로 풀어준 항소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의 운명도 대법원 판결로 넘어가게 됐다.

2심 재판부는 신 회장이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이 특허를 다시 받기 위해 박근혜 전 태통령에게 뇌물을 공여했다는 혐의 자체는 유죄로 바라봤다.

하지만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의 특허 취득 과정에서 롯데그룹이 부당하게 편의를 제공받지 않았다고 바라봤다. 

관세법 178조는 거짓 등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거나 운영인이 이 때문에 징역형의 실형 등을 받으면 세관장이 반드시 면세점 특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세청이 2심 재판부의 판결문을 놓고 오래도록 고심하는 이유다. 
 
신동빈 경영복귀 한 달,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는 여전히 안갯속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호텔롯데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이 특허를 다시 취득하면서 부당하게 편의를 제공받지는 않은 것으로 재판부가 판결했기 때문에 특허권 문제와 신 회장이 대법원 판결은 별도의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며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의 특허권 문제를 놓고 관세청이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핵심 과제로 여기고 있다는 점도 관세청이 쉽사리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를 취소할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직원은 100여 명의 롯데그룹 직원과 외부 판촉직원 13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자칫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이 문을 닫게 된다면 외부 판촉직원 1300여 명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신 회장도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의 특허권을 놓고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은 올해 매출 1조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국내 시내면세점 가운데 네 번째에 해당하는 것이다. 롯데그룹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내는 시내면세점을 두 곳이나 확보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은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호텔롯데는 현재 현재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완성을 위해 상장이 검토되고 있다.  

신 회장은 2015년 전염병 메르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자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을 직접 방문하며 직원을 격려했다.

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에 따른 논란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었을 때와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이 특허권을 다시 취득해 영업을 시작했을 때도 이곳을 방문하면서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을 향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