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삼성SDI가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기술력 ‘굴기’에 거센 위협을 받고 있다.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내년부터 NCM(니켈 코발트 망간)배터리를 본격 생산하기로 한 데다 국내 기술인재를 빼간다는 말도 나온다. 
 
LG화학 삼성SDI, 중국 배터리업체 기술력 확보에 위협받아

▲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왼쪽), 전영현 삼성SDI 사장.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주요 배터리업체인 비야디, CATL 등이 내년부터 NCM배터리 생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업체들은 그동안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주로 생산해왔지만 NCM배터리 대량생산에 나서면서 국내 배터리업체들에 정식 도전장을 내미는 셈이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에너지 밀도가 더 높은 NCM배터리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비야디는 올해 NCM배터리를 일부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하기로 했다. CATL은 이미 독일·중국 합작기업인 화천BMW에 NCM양극재를 채택한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소재 가운데 하나인 양극재는 LFP 또는 NCM 방식을 사용할 수 있는데 LFP는 비교적 안정성이 높은 대신 에너지 밀도가 낮은 편이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주로 NCM배터리를 채택하면서 ‘대세’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국내 배터리 기술인력을 채용한다는 말도 업계에서 나와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비야디와 CATL은 최근 헤드헌팅회사를 통해 국내 주요 배터리업체들의 기술인력을 영입하는 데 힘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국내업체들의 기술인력을 확보해 기술격차를 빠르게 좁힐 경우 유럽과 미국 등에 대거 고객사를 두고 있는 국내업체들이 사업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CATL과 비야디가 중국 내수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 곳곳에 생산거점을 마련해두고 있다.

중국 비야디는 올해 4월 헝가리에 전기버스 생산공장을 구축했으며 올해 연말까지 남미에도 전기버스 생산공장 2곳을 짓기로 했다. 이외에 미국과 인도, 프랑스, 브라질에도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중국 자동차전문매체 차이나카에 따르면 CATL은 현재 중국 장수성 리양시에 100억 위안(한화 약 1조65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 10기가와트시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또 유럽과 미국에도 배터리 생산라인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