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의 최근 발언을 비판하며, SK그룹의 거버넌스(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 15일 '제49회 대한상의 하계포럼'에서 "한국 사회가 자본주의 시스템을 망각하고 있으며, 성과를 내는 기업을 도와주는 제도가 많지 않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적자원을 가진 대한민국에서 최 회장의 발언은 교만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거버넌스포럼 "최태원 SK하이닉스 지분 없이 통제, 이사회 독립성 준수해야"

▲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20일 논평을 통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의 최근 발언과 SK그룹의 거버넌스(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했다. <연합뉴스>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 지분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라미드 소유 구조를 통해 경영진을 임명하고 이사회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주사 SK를 통해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를 지배하고 있다. SK - SK스퀘어 -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피라미드식 구조다.

거버넌스포럼은 SK그룹이 적은 자본으로 그룹 전체를 컨트롤하는 피라미드 소유 구조를 이용해 각종 인수합병(M&A)으로 무리하게 사세를 확장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최 회장이 이사회 구성원도 아니면서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의 74%에 달하는 1100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이사회 승인 전에 독단적으로 발표한 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거버넌스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 공식 행사인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 공급 확장에 모두 110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자본시장에서 흘러나오는 SK하이닉스의 비수도권 증손자회사 설립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정부와 여당이 지주회사 손자회사의 증손회사 지분 보유 의무 기준을 기존 100%에서 50%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최근 SK하이닉스가 외부 자금을 수혈받아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는 미국예탁주식(ADS) 상장 불과 4일 만에 일반 주주들의 반도체 노출도를 희석하는 행위"라며 "과거 쪼개기 상장으로 시장을 뒤흔들었던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사태'의 데자뷔이자, 기존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자본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자본시장 저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2025년 9월 SK하이닉스가 상한선 없이 '영업이익의 10%'를 노조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은 주주의 잔여청구권을 정면으로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SK하이닉스를 계기로 자동차, 조선, IT 등 주요 대기업 노조들도 일제히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의 특정 비율(N%)을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최 회장의 신중하지 못한 의사결정은 대한민국 자본주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단식 경영은 국가 차원에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하고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렸다"며 "최 회장 스스로 자본주의 원칙인 주주권익 보호, 이사회 독립성 및 자본 배치 원칙을 준수하라"고 주장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