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BYD의 계속되는 한국 소비자 '역차별', 신뢰 없이 중국산 전기차 설 자리 없다

▲ BYD코리아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씨라이언7. < BYD코리아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최신 제품과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BYD(비야디)코리아는 국내 구형 전기차 모델 출시에 따른 ‘재고떨이’ 논란이 있을 때마다 이 같이 반박했다.

BYD코리아는 최근 무상보증 조건 공지 문제로 또 한 차례 논란을 빚었다.

회사 홈페이지에 차량 기본 보증 조건을 6년·15만㎞로 홍보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타사 차량보다 뛰어난 혜택이라고 믿고 차량을 구매했다. 하지만 차량을 인도받은 후 펼쳐 본 안내 책자에는 항목별로 세분화된 보증 조건들이 적혀 있었다.

홈페이지에는 최대 보증 기간만 적어놓고, 마치 모든 항목에 적용되는 것처럼 소비자가 오해할 만한 상황을 만들었다. 소비자 사이에서 논란이 되자 BYD코리아는 아무런 사과나 공지 없이 홈페이지에 세분화된 보증조건 항목을 슬그머니 올려놨다.

BYD코리아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내세우는 무기는 명확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이다.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까지 용인될 수는 없다.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 신뢰가 무너지면 저렴한 가격은 무기가 아닌 변명과 핑계가 될 수 밖에 없다.

BYD코리아는 지난 5일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을 출시하면서도 2450만 원이라는 가격을 내세웠다.

국내 판매하는 돌핀 모델은 벌써 5년 전에 중국에서 출시된 것이다. 돌핀이 첫 출시된 2021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된 수많은 전기차들과 5년 동안 발전한 기술력을 생각해 보면 돌핀이 구형 모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5년 전 기술력으로 개발한 차량을 판매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강조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중국에서는 지난해 돌핀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신차가 출시됐다.
 
[기자의눈] BYD의 계속되는 한국 소비자 '역차별', 신뢰 없이 중국산 전기차 설 자리 없다

▲ BYD코리아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 < BYD코리아 >

BYD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중국 내수 시장과 수출 시장의 제품 전략을 철저히 분리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세계 다른 나라와 국내 판매 모델을 비교해보면, BYD코리아가 한국 소비자를 '봉' 취급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인 배터리의 무상보증과 관련해서도 유럽과 한국의 보증 기간이 다르다. 

BYD는 지난 1월15일 자사 차량에 탑재된 블레이드 배터리 보증 기간을 8년·25만㎞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신규 구매 차량뿐 아니라 기존 차량에도 같은 보증기간을 적용한다. 

하지만 국내 판매 중인 BYD 차량들의 배터리 보증 기간은 8년·16만㎞다. 왜 한국 보증 내용이 더 약하냐는 질문에 BYD코리아 측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 소비자 대한 차별은 제품 출시에서도 엿볼 수 있다.

BYD는 최근 유럽 시장에 소형 전기 유틸리티차(SUV) '아토3'의 부분변경 모델인 '아토3 이보'를 공개했다. 기술 사양이 기존 아토3에 비해 대폭 상향 조정됐다.

유럽뿐 아니라 일본, 호주, 인도, 이스라엘 등에서 아토3 이보 출시 발표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언제 출시할지 정해진 게 없다.

또 해외에서 판매 중인 돌핀 모델에는 12.8인치 회전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지만, 국내 모델에는 10.1인치 고정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BYD코리아는 매번 한국 소비자 수요를 고려해 사양을 구성했고, 한국 시장만을 위한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돌핀을 구매한 국내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더 큰 디스플레이를 따로 구매해 교체할 수 있는지 묻고 있다.

BYD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 10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진출한지 1년 만에 거둔 성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것이다.

낮은 가격 대비 괜찮은 성능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소비자 신뢰가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낮은 가격에 선택했던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국가와 다른 역차별이 지속되면 과연 BYD 차량을 재구매할까.  

중국산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디스카운트'를 안고 있는데, 여기에 소비자 신뢰마저 잃는다면 결국 중국 전기차가 설 자리는 사라질 것이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