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AI에 천문학적 투자비용 쓰는데, 이익 내는 기업이 없다?'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 인공지능(AI) 수익화 방안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빅테크들의 2분기 실적 시즌에 시선이 쏠린다.  
 
빅테크 실적시즌에 쏠리는 시선, 구글 이어 MS 메타도 '돈 되는 AI' 보여주나

▲ 알파벳이 23일 검색 광고와 클라우드 사업 호조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도는 실적을 냈다.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AI 사업의 수익성과가 2분기 실적에서 확인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첫 주자인 구글이 AI의 수익성을 어느 정도 입증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도 AI 사업의 수익성을 입증할지 주목된다. 

23일(현지시각)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을 시작으로 미국 주요 기술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시즌이 열린다. AI 관련 수익화가 IT 업계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번 실적 발표에 더욱 관심이 몰리고 있다. 

앞서 AI 부문에 대한 투자열풍이 거셌다면, 최근에 이르러서는 투입 비용이 높은 AI 관련 사업의 수익화 방안을 두고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두주자인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시즌이 다가오면서 업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날 알파벳은 2분기 매출로 847억4천만 달러를 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어난 것이다. 주당순이익(EPS)은 1.89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84달러를 소폭 웃도는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AI 효과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을지 주시해왔다. 알파벳이 최근 AI 기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많은 투자를 해왔던 만큼 성과로 돌아왔을지 주목됐다. 

지난 5월 검색 엔진에 AI모델을 탑재하는 등 20여년 만에 검색 서비스에 변화를 준 점도 광고 매출에 영향에 미쳤을지 여부에 관심을 모았다. 

이러한 가운데 알파벳 2분기 실적에서 AI 도입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파벳이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꼽았던 구글 클라우드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구글 클라우드는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억 달러를 넘기고 이익률도 전분기 대비 개선됐다. 

검색 서비스 개편 이후 광고 매출도 호조를 이어갔다. 생성형 서비스 도입으로 검색 광고 부문에서 AI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색광고 부문에서 AI 효과가 숫자로 확인되고 있고, AI 관련 간접 매출이라고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사업부의 본격적 이익 기여도가 발생하고 있다”며 “‘AI 경쟁’이 시작된지 1년 반 만에 이룬 성과 치고는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분기에 검색 서비스와 클라우드 사업이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우리는 AI 기술의 모든 단계에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시장에서는 무난한 호실적이란 반응을 내놓고 있다. 컨센서스를 웃돈 실적에도 실제로 주가는 시간외매매에서 2.18% 하락 마감했다. 
 
빅테크 실적시즌에 쏠리는 시선, 구글 이어 MS 메타도 '돈 되는 AI' 보여주나

▲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 <연합뉴스>


시장의 관심은 다음 AI 빅테크 주자에 돌아갈 전망이다.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발표는 이날 구글 모기업 알파벳을 시작으로 다음 주 MS, 메타, 애플, 아마존 등이 잡혀있다.

메타의 경우 지난 1분기 호실적을 냈지만, AI 수익화 시점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시간외매매에서 주가가 15% 이상 급락한 바 있다.

이번 실적발표에서는 메타버스, 메타 퀘스트 등 부문에 대한 투자계획의 변동 여부와 AI 성과가 주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도 AI 기반 클라우드 성장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1분기 AI 기반 클라우드 성장세가 호실적을 이끄는 등 AI 수익화가 숫자로 나타난 가운데 2분기에도 추세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와 사이버 보안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소프트웨어가 충돌하면서 벌어진 IT 대란으로 클라우드 산업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어떤 입장을 낼지도 주목된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