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기차 산업이 중국의 공세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 등 외국산 차량 수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GM의 전기차 주력상품 라인업.
미국 정부가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과 일본, 유럽산 차량에 관세를 낮춰 수입을 장려하는 것도 효과적 대응책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 계열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미국이 중국 자동차 및 배터리 업체의 공세에 맞서 전기차 경쟁력 확보에 더 힘써야 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내놨다.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인 피터 모리시 메릴랜드대 교수는 논평에서 중국의 전기차 수출 확대 계획이 미국 자동차 산업 전반을 강력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 정부가 일찌감치 전기차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와 관련한 연구개발 및 생산 투자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는 뒤늦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테슬라와 포드, GM의 전기차 제조 및 배터리 업체들의 미국 내 공장 설립과 생산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모리시 교수는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지금까지 심각하게 무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전기차 사업에서 큰 손실을 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도 전기차 사업에서 수익을 내며 투자도 확대하고 있는데 미국 기업의 경쟁력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모리시 교수는 현대차 전기차가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GM의 내연기관 차량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며 포드와 GM에 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 자동차 기업과 비교하면 이러한 차이는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에 더해 전기차 생산 공정을 효율화하며 원가 측면에서 우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모리시 교수는 미국 정부가 더 효과적인 전기차 관련 정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중국 제조사들이 미국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 입히는 일은 불가피하다고 비판했다.
포드와 GM이 지금과 같이 정부 지원금에 크게 의존하는 사업 구조는 미국의 재정에도 큰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으로는 한국과 유럽, 일본에서 생산되는 전기차가 미국산 차량과 동등한 혜택을 받도록 수입관세를 폐지하는 등 방안이 제시됐다.
미국 기업들이 현대차를 비롯한 외국산 전기차와 시장 경쟁에 자극을 받아 정부 지원에 의존을 낮추고 사업 효율성과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막강한 경쟁력을 갖춘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을 확대하는 일을 견제하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모리시 교수는 “미국 전기차 산업에 중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현지 제조사들이 전기차 생산 확대 및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내야만 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