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HLB의 리보세라닙과 유한양행 렉라자, 셀트리온 짐펜트라 등 국내에서 개발된 ‘K신약’이 미국에 대거 진출한다.

한국 제약업계가 복제약에서 시작해 50년여 만에 개량신약을 넘어 신약을 개발해 선진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K신약 올해 미국 시장 진출 본격화, 1조 매출 블록버스터 등장 기대감도 쑥

▲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HLB(사진) 리보세라닙을 시작으로 국산 신약들이 미국 FDA로부터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산 신약들이 대거 미국에 진출하면서 드디어 블록버스터 신약 1호가 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1개 제품이 1천억 원의 매출을 내면 블록버스터로 부르고 있지만 사실 블록버스터는 1개 제품이 10억 달러(약 1조3천억 원) 매출을 내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인구와 약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국내 제약시장에서 블록버스터가 나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올해는 국내 제약 바이오 회사들이 미국에 진출하는 만큼 국산 신약 가운데 첫 블록버스터가 등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은 세계 의약품시장 규모의 절반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으로 꼽힌다.

실제 의약품시장 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미국 의약품 시장 규모는 4290억 달러(약 572조 원)에 이른다. 

물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미국 구조 계획법 등 약가 인하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은 세계적으로도 의약품 가격이 비싼 곳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블록버스터까지도 큰 무리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항암제가 국내 1호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선두에는 유한양행의 렉라자가 있다. 유한양행은 2018년 세계적 제약사 얀센에 렉라자의 글로벌 판권과 관련해 기술 수출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존슨앤드존슨은 현재 렉라자와 얀센의 면역항암제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을 한 상태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존슨앤드존슨은 이와 관련해 2023년 12월 렉라자+리브리반트에 대한 연매출 목표치로 최소 50억 달러 이상을 제시했다. 

이는 2021년 예상했던 전망과 같은 수치로 병용요법을 비소세포폐암 영역에서 글로벌 표준 치료법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HLB그룹의 간암 1차치료제 리보세라닙도 공격적 매출 목표를 설정하고 미국 의약품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HLB는 현재 미국 FDA 품목허가신청 승인을 앞두고 있다. 3월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지는 파이널 리뷰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품목 허가가 날 가능성이 크다.

이미 HLB는 그룹차원에서 미국 직판 체제를 꾸리며 품목허가 이후 상업화를 대비하고 있다.
 
K신약 올해 미국 시장 진출 본격화, 1조 매출 블록버스터 등장 기대감도 쑥

▲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유한양행>


세부적으로 HLB는 올해 1월 기준으로 미국 40개 주에서 의약품 판매면허를 확보해 뒀다. 이를 통해 HLB는 3년 안에 글로벌 간암치료제 시장 점유율 50%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미국 FDA에서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 짐펜트라(미국 브랜드명)를 신약으로 허가를 받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간다.

짐펜트라는 바이오벡터지만 미국 FDA 절차에 따라 신약 허가를 받은 만큼 신약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데다 기존 바이오시밀러 대비 높은 판매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블록버스터 1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셀트리온도 출시 첫 해인 올해 연매출 6천억 원을 시작으로 3년 안에 매출 3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HK이노엔도 위식도역류치료제인 케이캡과 관련해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복제약으로 시작한 국내 제약업체들이 이제는 신약을 개발해 미국으로 진출하면서 괄목상대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국산 신약에서 아직까지 블록버스터는 없지만 조만간 첫 블록버스터를 시작으로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한국의 위상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