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헤드 "하반기 코스피 3천 간다", 반도체주 밸류업 은행주 주목

▲ 증권사 리서치헤드들이 하반기 코스피 3천 시대를 전망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올해도 어느덧 절반이 지난 가운데 증권업계 리서치센터장들은 올해 안에 코스피가 3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하반기 주목할 만한 업종을 놓고도 센터장들은 반도체주, 은행주 등 대부분 일치한 의견을 보였다.

5일 비즈니스포스트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유안타증권 등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서면 인터뷰한 결과 이들 모두 하반기 증시를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개별 센터장들이 제시한 하반기 코스피 예상 범위는 삼성증권 2650~3150, NH투자증권 2500~3100, 유안타증권 2550~3000, KB증권 2550~2970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코스피 예상범위를 제시하지 않았다.

5일 코스피는 2862.23에 장을 마쳤다.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코스피 상단을 높여잡은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유안타증권 모두 연준이 하반기 2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안타증권을 제외한 네 증권사는 연준이 9월과 12월 정례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시점을 명시하기도 했다.
 
증권사 리서치헤드 "하반기 코스피 3천 간다", 반도체주 밸류업 은행주 주목

▲ (왼쪽부터)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 각 증권사 제공.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난 6월 정례회의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5월 물가 지표를 ‘대부분’ 반영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며 “이는 추후 물가지표 확인 후 한꺼번에 이를 반영해 점도표가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초 이후 미국 물가상승을 주도한 가솔린 가격, 자동차 보험료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어 연준 9월 정례회의까지 확인될 물가 궤적은 연준의 전망보다 소폭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은 더 나아가 내년 연준이 총 4회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도 예상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5년에는 연준이 분기당 한 차례씩 총 4회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가계 소비여력이 축소되고 주거비용이 둔화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이 2%대 중반으로 안정되면서 연준의 통화기조도 점차 완화적으로 바뀔 것이다”고 전망했다.

올해 들어 국내외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테마 열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AI 테마 열기에 반도체주 주가 수준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익 증가에 따른 주가 상승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기술주의 주가 상승 사이클은 보통 2년에서 3년 반 정도 지속되는데 처음에는 주가 수준이 급등하면서 과열 우려도 나오지만 향후 기업이익이 주가 수준만큼 늘어나고 다시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주도주인 엔비디아의 주가 랠리가 꺾이지 않은 만큼 AI 랠리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익 상승 추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올해 하반기가 그 정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AI 반도체 종목과 관련해 하반기는 지금까지와 달리 개별 세부 종목들이 시장을 이끄는 장세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반도체 사이클은 변함 없으나 그 세부 내용은 여러 테마로 이동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범용 D램의 가격 상승, 전공정 장비와 설비역량 회복, 그리고 AI PC 가 주목받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하반기 추가적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책을 예고한 가운데 위 센터장들은 밸류업 테마도 재차 주목받을 수 있다고 봤다.
 
증권사 리서치헤드 "하반기 코스피 3천 간다", 반도체주 밸류업 은행주 주목

▲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 랠리가 아직 꺾이지 않은 것으로 보았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엔비디아 사옥.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및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로 긍정적 수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인데 각 리서치센터가 제시한 주목할 만한 업종의 목록 모두에 은행주가 이름을 올렸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 증시를 뜨겁게 했던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끝나지 않았다”며 “특히 은행주는 장기 박스권 돌파와 역사적 신고가 경신에도 여전히 글로벌 평균과 비교하면 매력적 주가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침을 통해 확인된 밸류업 프로그램은 3분기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4분기 지수 연계 ETF 출시 등이다”며 “기대감이 실제 수급에 추가로 반영되는 시기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리서치센터장들은 하반기 국내외 증시의 주요 변수로는 하나 같이 11월 미국 대선을 꼽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센터장은 “하반기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미국대선인데 과거 사례를 보면 대선이 진행됐던 해의 주가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9~10월 중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조정을 받았던 경험이 많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도 “AI 산업의 성장 기대가 높긴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성장 기대감이 흔들리면서 성장주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