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엔비디아 H200 수출 허가에 중국 의기양양, "기술 발전 막기 역부족"

▲ 미국 정부가 뒤늦게 엔비디아 H200의 중국 판매를 허용한 것은 중국의 기술 발전 성과를 증명한다는 현지 관영매체의 주장이 나왔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H200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가 엔비디아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 중국 수출을 정식 허가했다. 다만 판매 대상과 물량 등에 엄격한 조건이 붙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의 기술 발전 의지를 꺾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되지만 중국은 이미 미국의 규제를 큰 변수로 여기지 않는다는 현지 매체의 지적이 나왔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5일 “미국의 H200 수출 조건부 승인은 중국의 기술 자급체제 구축 성과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엔비디아 H200을 비롯한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의 중국 판매를 정식으로 허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를 공급할 수 있는 대상이나 물량 등에 엄격한 보안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억제하는 동시에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의지를 꺾겠다는 의지가 모두 이러한 정책에 반영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 IT업체들이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력을 크게 발전시킬 가능성을 우려해 고사양 반도체를 사들일 수 없도록 하는 엄격한 규제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에 맞서 자국 반도체 기업을 통한 자급체제 구축에 빠르게 성과를 내기 시작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뒤늦게 H200 등 고성능 제품 공급을 허용하기로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이러한 정책 변화가 결국 중국의 기술 발전 성과를 보여주는 근거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여러 규제가 의도한 효과를 보지 못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H200 수출 제한 완화는 결국 미국이 중국을 고립시키고 무역 장벽을 높이는 방식으로는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기술 발전이 더 이상 미국의 이러한 규제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이미 중국이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위해 나아갈 길을 확실하게 찾아낸 만큼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등 정책은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기술 발전 방향은 점차 ‘독립적 혁신’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미국 정치권에서 반도체 수출 규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더라도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세관당국은 현지 기업들이 엔비디아 H200을 수입해 들여오는 일은 허용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 정부가 현지 기업들의 H200 구매 물량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에 H200 수출을 허가한 뒤에도 중국 정부가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며 양국 사이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