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이 중앙대학교 이사장에 선임됐다.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중앙대학교 이사장에서 물러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동생인 박용현 이사장이 자리를 이어받았다.
박용현 이사장이 박용성 전 이사장의 그림자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않은 중앙대학교를 어떻게 끌고 갈지 주목된다.
▲ 박용현 중앙대학교 신임 이사장. |
박 이사장은 “중앙대의 미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현 이사장의 취임을 둘러싼 현재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 박용현 이사장의 형인 박용성 전 이사장이 지난해 비리와 막말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사장 자리를 내려놓은 지 1년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용성 전 이사장은 2008년 두산그룹이 중앙대학교를 인수한 뒤 이사장에 올라 7년간 중앙대학교를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대학경영에 기업식 구조조정을 도입해 구성원들과 마찰이 적지 않았다. 박 전 이사장이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교수들에게 막말 이메일을 보낸 것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 전 이사장은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특혜를 받은 혐의로 지난해 재판을 받으면서 중앙대학교 이사장에서 물러났다. 박 전 이사장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사회와 교수협의회로 대표되는 대학구성원 사이의 갈등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교수협의회는 지금 이사회가 박용성 체제를 복구하려 한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박용현 이사장이 중앙대를 끌고가는 데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4월 박 전 이사장의 뒤를 이어 김철수 이사장이 선임됐지만 중앙대학교의 내홍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중앙대 교수협의회는 "김 이사장이 구성원과 소통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잠시만 학교를 대신 맡은 상태로 적절한 시기에 학교를 다시 되돌려주려고 기다리느라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
교수협의회는 “김철수 이사장은 취임 후 단 한 차례도 교수들과 대화에 나선 적이 없다”며 “중앙대 교수들을 단지 통제의 대상으로만 보는 기존의 태도에 아무런 변화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박용성 전 이사장의 동생인 박용현 이사장이 새로 선임되면서 법인 이사회와 중앙대학교 구성원 간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용성 전 이사장은 물러났으나 여전히 중앙대학교 이사회는 두산그룹이 장악하고 있다. 박용현 이사장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을 비롯해 조남석 두산엔진 부사장, 이병수 전 두산기계 사장 등이 이사로 재직 중이다. 조 부사장과 이 전 사장은 김창수 교수를 선임할 때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박용현 이사장은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4남으로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를 나와 서울대학교병원 원장, 두산건설 회장, 두산중공업 회장, 두산그룹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 제2대 서울대학교 이사장을 지내다 지난해 12월 물러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