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AI 반도체 스타트업에 642억 투자, 미래차 맞춤형 반도체 확보

▲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캐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5천만 달러(약 642억 원)를 투자했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김흥수 현대차그룹 GSO 담당 부사장(오른쪽)과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만나 투자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필요한 맞춤형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 투자에 나섰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Tenstorrent)에 5천만 달러(약 642억 원)를 투자했다고 3일 밝혔다.

해당 투자금은 텐스토렌트가 최근 모집한 1억 달러 가운데 5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현대차는 3천만 달러(약 385억 원), 기아는 2천만 달러(약 257억 원)를 각각 투자했다.

텐스토렌트는 2016년 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스타트업으로 설립된 뒤 현재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관련 지적재산권(IP)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전설적 인물로 알려진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최적화한 반도체 역량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실생활에 활용하려면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AI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다양한 상황을 자동차가 스스로 해석하고 판단하기 위해선 입력 순서대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는 별개의 반도체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CPU는 직렬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는데 특화돼 있는 반면 NPU는 데이터 여러 개를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연산을 수행하며 사람의 뇌처럼 인지·판단 등을 하는데 중점을 둔다.

현대차그룹은 텐스토렌트의 CPU 및 NPU 설계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자동차뿐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에 쓰일 맞춤형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는 방침을 정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들어 반도체개발실을 신설하고 외부 업체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한 반도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반도체 협업에 나설 텐스토렌트 엔지니어 대대부분은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이다.

특히 짐 켈러 CEO는 애플 아이폰에 쓰이는 'A칩'과 AMD의 PC용 CPU인 '라이젠' 등 고성능 반도체 설계를 주도했다. 테슬라에서도 자율주행 반도체 설계 작업을 이끈 바 있다.

두 회사는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해 로보틱스·미래항공모빌리티(AAM)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을 세웠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글로벌전략조직(GSO) 담당 부사장은 "텐스토렌트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최고의 파트너"라며 "미래 모빌리티에 최적화하면서도 차별화된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고 외부 업체와의 반도체 협업 체계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