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회장이 중국 시장을 공략할 카드로 프리미엄 화장품을 계속 꺼내들고 있다.
애국소비(궈차오)와 경기불황 등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이전보다 크게 떨어지며 중저가 브랜드들이 중국 화장품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상황이지만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사업 부진을 만회할 전략으로 고급화를 놓지 않고 있다.
16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고급 화장품의 위상을 다지는데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에이피뷰티' 제품 출시 기념행사를 열었다.
에이피뷰티는 1월 국내 리브랜딩 론칭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하이엔드 스킨케어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에이피뷰티를 처음 선보이게 됐다.
에이피뷰티의 대표 상품은 듀얼 리페어 리프트크림, 리프트 앤 리뉴 더블샷 프로그램, 프라임 리저브 라인 등 3종이다. 중국 현지 판매 가격은 각각 2580위안(약 49만 원), 2680위안(약 51만 원), 4천 위안(약 76만 원)이다.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로 불리던 설화수보다 훨씬 높은 가격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인 에이피뷰티는 VIP를 대상으로 하는 하이엔드 브랜드로 국내 백화점에서도 입점된 지점이 많지 않다”며 “중국에서 하이엔드 럭셔리에 대한 요구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점에 주목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경배 회장은 5월 아모레퍼시픽 중국 법인장을 교체하며 체질 개선을 통해 반등을 노리겠다는 의지를 일찌감치 드러낸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시장에 최고급 화장품 라인을 선보인 것은 이런 방향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고도 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구매력이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리미엄 브랜드 설화수다. 자음생 라인에 이어 진설 라인까지 고가의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외형성장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백화점 VIP를 위한 전용 세트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설화수 마케팅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서 회장이 중국 공략을 위해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에 힘을 쏟는 것은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소비를 의미하는 ‘궈차오’ 열풍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최근 중국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애국소비 흐름이 이어지며 한국 화장품보다 중국 제조사의 화장품을 소비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제품과 비슷한 가격대의 국내 중저가 인디브랜드 제품의 판매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 화장품 가운데 국내 중소 브랜드 제품을 모방한 중저가 제품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중국 소비자 입장에서 한국 중소 브랜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뚜렷한 차별화 상품을 내놓지 않는다면 중국 시장 공략의 성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한국 화장품의 높은 품질을 강조한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가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증권가에서 나오는 이유다.
실제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인 설화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프리미엄 이미지는 여전히 남아있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 공략에 있어 중국의 인플루언서 ‘왕홍’의 활용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프리미엄 브랜드 화장품은 가격상의 제약으로 소비층이 한정돼있다. 하지만 영향력 높은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제품을 홍보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인플루언서들이 쓰는 제품을 팔로워들이 따라 구매하는 ‘낙수효과’가 발생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실제 에이피뷰티 행사에서도 중국의 뷰티 인플루언서들이 다수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인플루언서나 유명인 등을 통해 홍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모레퍼시픽도 현지 인플루언서 등을 통한 홍보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중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더후를 내세우며 실적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이 중국 시장에서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더후의 리브랜딩 효과로 수요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3월 중국 온라인 쇼핑몰 도우인 및 티몰에서 더후의 브랜드 지표가 세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과 같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서 큰 성장을 이룬 화장품 기업이다. 아모레퍼시픽도 LG생활건강이 유사한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충분해 보이는 이유다.
아모레퍼시픽의 고급화 전략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물론 존재한다.
중국 경제불황이 장기화되며 구매력이 크게 줄어든데다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이전만큼 크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중국 시장에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국내 중저가 인디브랜드 제품과 자국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을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인 에이피뷰티는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훨씬 더 고급화된 하이엔드 브랜드로 단기간에 실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 않다”며 “중장기적으로 중국에서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 해 구매력 높은 충성 고객층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예원 기자
애국소비(궈차오)와 경기불황 등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이전보다 크게 떨어지며 중저가 브랜드들이 중국 화장품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상황이지만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사업 부진을 만회할 전략으로 고급화를 놓지 않고 있다.
▲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에서 프리미엄 화장품을 통한 시장 공략 카드를 계속 꺼내들고 있다. 사진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회장. <아모레퍼시픽>
16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고급 화장품의 위상을 다지는데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에이피뷰티' 제품 출시 기념행사를 열었다.
에이피뷰티는 1월 국내 리브랜딩 론칭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하이엔드 스킨케어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에이피뷰티를 처음 선보이게 됐다.
에이피뷰티의 대표 상품은 듀얼 리페어 리프트크림, 리프트 앤 리뉴 더블샷 프로그램, 프라임 리저브 라인 등 3종이다. 중국 현지 판매 가격은 각각 2580위안(약 49만 원), 2680위안(약 51만 원), 4천 위안(약 76만 원)이다.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로 불리던 설화수보다 훨씬 높은 가격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인 에이피뷰티는 VIP를 대상으로 하는 하이엔드 브랜드로 국내 백화점에서도 입점된 지점이 많지 않다”며 “중국에서 하이엔드 럭셔리에 대한 요구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점에 주목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경배 회장은 5월 아모레퍼시픽 중국 법인장을 교체하며 체질 개선을 통해 반등을 노리겠다는 의지를 일찌감치 드러낸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시장에 최고급 화장품 라인을 선보인 것은 이런 방향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고도 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구매력이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리미엄 브랜드 설화수다. 자음생 라인에 이어 진설 라인까지 고가의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외형성장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백화점 VIP를 위한 전용 세트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설화수 마케팅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서 회장이 중국 공략을 위해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에 힘을 쏟는 것은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소비를 의미하는 ‘궈차오’ 열풍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최근 중국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애국소비 흐름이 이어지며 한국 화장품보다 중국 제조사의 화장품을 소비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제품과 비슷한 가격대의 국내 중저가 인디브랜드 제품의 판매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 화장품 가운데 국내 중소 브랜드 제품을 모방한 중저가 제품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중국 소비자 입장에서 한국 중소 브랜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뚜렷한 차별화 상품을 내놓지 않는다면 중국 시장 공략의 성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한국 화장품의 높은 품질을 강조한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가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증권가에서 나오는 이유다.
실제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인 설화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프리미엄 이미지는 여전히 남아있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 공략에 있어 중국의 인플루언서 ‘왕홍’의 활용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프리미엄 브랜드 화장품은 가격상의 제약으로 소비층이 한정돼있다. 하지만 영향력 높은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제품을 홍보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인플루언서들이 쓰는 제품을 팔로워들이 따라 구매하는 ‘낙수효과’가 발생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실제 에이피뷰티 행사에서도 중국의 뷰티 인플루언서들이 다수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인플루언서나 유명인 등을 통해 홍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모레퍼시픽도 현지 인플루언서 등을 통한 홍보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에이피뷰티’ 행사장.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은 최근 중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더후를 내세우며 실적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이 중국 시장에서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더후의 리브랜딩 효과로 수요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3월 중국 온라인 쇼핑몰 도우인 및 티몰에서 더후의 브랜드 지표가 세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과 같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서 큰 성장을 이룬 화장품 기업이다. 아모레퍼시픽도 LG생활건강이 유사한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충분해 보이는 이유다.
아모레퍼시픽의 고급화 전략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물론 존재한다.
중국 경제불황이 장기화되며 구매력이 크게 줄어든데다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이전만큼 크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중국 시장에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국내 중저가 인디브랜드 제품과 자국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을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인 에이피뷰티는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훨씬 더 고급화된 하이엔드 브랜드로 단기간에 실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 않다”며 “중장기적으로 중국에서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 해 구매력 높은 충성 고객층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