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상반기 최대어가 될 것으로 점쳐지던 기가비스가 수요예측 흥행에 이어 일반청약에서 10조 원에 가까운 증거금을 모았다.

올해 들어 가장 공모 규모가 컸던 기업이 기업공개(IPO) 흥행사례를 남기면서 하반기 남은 ‘대어’들의 IPO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상반기 '최대어' 기가비스 상장 흥행 확실, 두산로보틱스 포함 대어급 기대감

▲ 기가비스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청약을 진행한 결과 흥행하면서 두산로보틱스 등 하반기 대어급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1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15~16일 동안 기가비스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청약을 진행한 결과 증거금으로 9조8215억 원을 모았다. 올해 들어 상장절차를 밟은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트루엔(5조5569억 원)이 남겼던 기록을 새로 썼다.

앞서 9~10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경쟁률 1669.6대 1을 기록한 데서 흥행을 이어갔다. 기가비스는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희망범위를 초과한 4만3천 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가비스는 광학기술을 이용해 반도체 기판을 검사·수리하는 반도체 관련 기업이다. 주력 제품으로는 반도체 기판의 패턴 결함을 검사하는 자동광학검사설비(AOI)와 찾아낸 불량 패턴을 수리하는 자동광학수리설비(AOR)가 있다.

기가비스는 35%를 넘는 영업이익률(2020년 이후), 실적 성장세 등 기업의 재무 상태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으며 상장 과정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최대어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기가비스가 이름값을 해내면서 하반기 IPO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가비스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으로도 상반기 상장 기업 가운데 가장 큰 5451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IPO 시장 상황이 지난해보다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대어’들은 시장에 쉽게 발을 들이지 못했다.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아직 공모규모가 큰 대형주들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실제로 오아시스, 컬리 등 대어 후보로 꼽히던 기업들이 올해 상장을 도중에 중단하거나 상장일정을 미뤘다. 

이러한 가운데 기가비스가 좋은 성과를 내면서 IPO시장 회복세가 대형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상반기 공모주 가운데 두 번째로 규모가 컸던 제이오(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4074억 원)도 상장 이후 주가가 2배 이상 뛰면서 몸값이 9025억 원(19일 종가기준)을 기록하는 등 높은 수익률을 내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 가운데 상장 가능성이 있는 ‘조’ 단위 대어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두산로보틱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의 2차전지 소재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올해 내 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해 상장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4월28일 코스피시장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는데 일반적으로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8~9월 중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공모일정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당초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몸값을 최대 ‘3조 원’까지 전망한 바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에코프로 그룹주 주가가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는 점, 2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인 점 등을 들어 몸값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할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협동로봇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두산로보틱스도 올해 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6월 중 코스피시장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인데 거래소 심사기간을 고려하면 4분기 중 상장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몸값은 2조 원 이상이 될 거이란 기대도 나온다. 매출이 두산로보틱스의 3분의 1 수준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최근 주가 급등세에 힘입어 19일 기준 시가총액 2조290억 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SGI서울보증, SK에코플랜트, CJ올리브영 등의 상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