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릴, 글로 순으로 타르 함량이 많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하면서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줄까?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은 지난해 5월 출시된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뒤를 이어 KT&G의 릴, BAT코리아의 글로가 차지하고 있다. 점유율은 아이코스가 60% 수준, 릴과 글로가 각각 30%, 10% 안팎으로 추정된다.
 
아이코스 릴 글로 유해성 논란, 궐련형 전자담배 판도 바뀌나

▲ 한국필립모리스가 내놓은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와 전용스틱 '히츠'.


8일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이용자에게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함량을 단순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7일 식약처의 발표 직후 두 차례 입장자료를 낸 데 이어 8일에도 다시 한 번 식약처의 연구결과를 반박하는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외에도 말보로와 팔러먼트, 버즈니아S.와 라크 등 일반담배도 판매하고 있지만 아이코스가 지난해부터 선풍적 인기를 끌자 아이코스에 주력하고 있다.

식약처의 발표로 궐련형 전자담배 불안감이 아이코스 판매에 직접적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 반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이코스 교체주기를 맞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아이코스보다 타르와 니코틴 함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난 릴과 글로로 갈아탈 가능성도 있어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더욱 힘쓰고 있다.

반면 식약처의 발표가 KT&G에 호재인지 악재인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KT&G가 릴 플러스를 내놓자마자 궐련형 전자담배의 신뢰성에 금이 갔다는 점에서 호재는 아니지만 일반담배시장에서 KT&G 점유율이 워낙 높았던 만큼 유리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릴의 공급이 점차 안정화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서 KT&G의 입지가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아이코스와 격차가 적지 않다”며 “식약처의 이번 발표가 KT&G에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KT&G의 일반담배시장 점유율은 1분기 기준으로 60%를 넘는다.

그러나 궐련형 전자담배로 넘어왔던 소비자가 다시 일반담배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일반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탄 소비자 대부분이 건강 문제와 함께 냄새가 덜 난다는 점을 이유로 꼽기 때문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은 궐련형 전자담배를 통해 이른바 ‘눈치로부터 자유’를 얻었다고 말한다.

김 연구원은 “식약처 연구결과에서 릴이 아이코스보다 니코틴과 타르 함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이코스의 권장 교체 시기와 맞물려 기존 아이코스 사용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해로운 릴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도 했다.
 
아이코스 릴 글로 유해성 논란, 궐련형 전자담배 판도 바뀌나

▲ KT&G가 내놓은 '릴 플러스'.


아이코스, 글로와 달리 릴의 유해성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인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아직 담배업계와 식약처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긴 하지만 타르와 니코틴을 제외하고 3개 제품에 포함된 발암물질의 농도는 일반담배보다는 현저히 적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글로가 '숨은 승자'라는 얘기도 있다. 글로의 타르와 니코틴 함량이 아이코스, 릴보다 훨씬 적게 나타나면서 반사이익을 가장 크게 거둘 것이라는 얘기다.

식약처의 발표가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차재헌 DB증권 연구원은 “식약처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놓고 발표를 했지만 이런 결과가 당장 궐련형 전자담배 소비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 인상을 놓고 논의가 전개될 수 있다”며 “만일 세금 인상이 추가적으로 진행된다면 KT&G의 전자담배부문의 손익분기점 달성에 조금 더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