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서 최종 승자가 될까?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은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 3종 가운데 가장 늦게 나왔지만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과 KT&G가 보유한 유통망 등을 볼 때 KT&G가 장기적으로 가장 유리해 보인다.
다만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이 아직 초기인 만큼 앞으로 이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자칫 궐련형 전자담배에 집중하다 이 시장이 흔들릴 때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KT&G의 릴뿐만 아니라 필립모리스코리아의 '아이코스', BAT코리아의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의 업그레이드 모델이 조만간 나온다.
세 회사가 각각 새로운 기기를 내놓으면서 이 시장을 놓고 2라운드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회사마다 제각각 다른 시기에 첫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 반응을 살폈다면 올해는 상품 경쟁력을 중심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업계 선두인 아이코스의 기기 교체 시기와 맞물려 한 명이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 세 회사가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현재 아이코스가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편의점 이마트24에 따르면 2월 서울 점포를 기준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점유율 1위는 61%를 차지한 아이코스다. 뒤를 이어 릴이 32%로 2위를 차지했고 글로는 7%를 보여 3위에 머물렀다.
릴이 아이코스보다 반 년 늦게 출시됐다는 점을 볼 때 앞으로 아이코스를 바짝 뒤쫓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릴이 최근까지 서울 일부 편의점에서만 판매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점유율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릴은 3월 초 아직 서울에서만 판매되는 상황에서도 출시 100여 일 만에 판매량 20만 대를 돌파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릴과 전용스틱 '핏'의 판매처가 지방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시점이 불과 한 달 전이고 5~6월 본격적으로 제품 라인업 확대가 계획돼 있다”며 “2분기부터 릴과 핏의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KT&G는 릴 업그레이드와 핏의 제품 확장을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라며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서 핏 점유율이 지난해 2.8%에서 올해 21.6%, 2020년에는 42%까지 오를 것”이라고 바라봤다.
릴은 궐련형 전자담배 3종 가운데 가장 늦게 출시된 만큼 아이코스와 글로의 단점을 모두 보완했다.
90g으로 무게를 줄였고 휴대와 관리가 편한 일체형 구조를 채택했다. 일체형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다. 특히 한번 사용하면 다시 충전해야 하는 아이코스와 달리 20번까지 연속 흡연이 가능하다.
사후관리 서비스(A/S)에도 확실한 차별화를 뒀다. 직원이 직접 소비자가 있는 곳을 방문한다.
기기값이 3종 가운데 가장 싸기도 하다. 릴의 가격은 9만5천 원(할인가 6만8천 원)으로 아이코스 12만 원(할인가 9만7천 원), 글로 9만 원(할인가 7만 원)보다 싸다.
KT&G는 경쟁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영업사원과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또 릴이 국내전용 전자담배인 만큼 국내 집중에 따른 공급 우위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릴의 인기가 KT&G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KT&G로서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시장을 잠식하는 점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반담배시장에서 KT&G의 점유율이 60%에 이르는 등 입지가 탄탄한 상황에서 일반담배시장의 축소가 마냥 반갑지 않을 수 있다.
실제 KT&G는 1분기에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밀려 일반담배 판매가 줄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조미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안착시키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만큼 실적 부침을 겪고 있다”며 “올해 국내에서 전체 담배판매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아직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한지를 놓고 상반되는 연구결과가 나오는 등 유해성을 놓고 명확한 검증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큰 변수로 꼽힌다.
국내 소비자들이 일반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타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건강문제인 만큼 어떤 연구결과가 나오냐에 따라 소비자들이 변심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일부 궐련형 전자담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부작용을 호소하는 글도 종종 올라오고 있다.
최대 10만 원에 이르는 기기값 부담도 큰 데다 기기 수명이 1년 안팎으로 짧다는 점 역시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이 아닌 이유로 지목된다. 기기 내구성이 좋지 못해 고장이 잦다는 점을 놓고도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아직 KT&G는 릴과 핏으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릴이 한 달에 2억 개비 정도 팔려야 손익분기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지금과 같은 성장세라면 2018년 하반기부터다.
백운목 연구원은 “2019년 중반에는 일반담배 수준, 2020년에는 일반담배보다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궐련형 전자담배의 판매단가는 일반담배보다 340원 높고 갑당 제조원가는 생산설비 안정화, 생산물량 증가 등을 고려하면 2019년부터는 일반담배보다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봤다.
1분기 국내 일반담배의 수요는 지난해 1분기보다 9%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고그림과 궐련형 전자담배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반담배 수요를 잠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담배 수요가 구조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KT&G가 릴에만 집중하다가 자칫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가 줄어들면 타격이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은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 3종 가운데 가장 늦게 나왔지만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 백복인 KT&G 대표이사 사장.
제품 자체의 경쟁력과 KT&G가 보유한 유통망 등을 볼 때 KT&G가 장기적으로 가장 유리해 보인다.
다만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이 아직 초기인 만큼 앞으로 이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자칫 궐련형 전자담배에 집중하다 이 시장이 흔들릴 때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KT&G의 릴뿐만 아니라 필립모리스코리아의 '아이코스', BAT코리아의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의 업그레이드 모델이 조만간 나온다.
세 회사가 각각 새로운 기기를 내놓으면서 이 시장을 놓고 2라운드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회사마다 제각각 다른 시기에 첫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 반응을 살폈다면 올해는 상품 경쟁력을 중심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업계 선두인 아이코스의 기기 교체 시기와 맞물려 한 명이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 세 회사가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현재 아이코스가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편의점 이마트24에 따르면 2월 서울 점포를 기준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점유율 1위는 61%를 차지한 아이코스다. 뒤를 이어 릴이 32%로 2위를 차지했고 글로는 7%를 보여 3위에 머물렀다.
릴이 아이코스보다 반 년 늦게 출시됐다는 점을 볼 때 앞으로 아이코스를 바짝 뒤쫓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릴이 최근까지 서울 일부 편의점에서만 판매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점유율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릴은 3월 초 아직 서울에서만 판매되는 상황에서도 출시 100여 일 만에 판매량 20만 대를 돌파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릴과 전용스틱 '핏'의 판매처가 지방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시점이 불과 한 달 전이고 5~6월 본격적으로 제품 라인업 확대가 계획돼 있다”며 “2분기부터 릴과 핏의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KT&G는 릴 업그레이드와 핏의 제품 확장을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라며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서 핏 점유율이 지난해 2.8%에서 올해 21.6%, 2020년에는 42%까지 오를 것”이라고 바라봤다.
릴은 궐련형 전자담배 3종 가운데 가장 늦게 출시된 만큼 아이코스와 글로의 단점을 모두 보완했다.
90g으로 무게를 줄였고 휴대와 관리가 편한 일체형 구조를 채택했다. 일체형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다. 특히 한번 사용하면 다시 충전해야 하는 아이코스와 달리 20번까지 연속 흡연이 가능하다.
사후관리 서비스(A/S)에도 확실한 차별화를 뒀다. 직원이 직접 소비자가 있는 곳을 방문한다.
기기값이 3종 가운데 가장 싸기도 하다. 릴의 가격은 9만5천 원(할인가 6만8천 원)으로 아이코스 12만 원(할인가 9만7천 원), 글로 9만 원(할인가 7만 원)보다 싸다.
KT&G는 경쟁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영업사원과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또 릴이 국내전용 전자담배인 만큼 국내 집중에 따른 공급 우위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릴의 인기가 KT&G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KT&G로서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시장을 잠식하는 점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반담배시장에서 KT&G의 점유율이 60%에 이르는 등 입지가 탄탄한 상황에서 일반담배시장의 축소가 마냥 반갑지 않을 수 있다.
실제 KT&G는 1분기에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밀려 일반담배 판매가 줄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조미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안착시키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만큼 실적 부침을 겪고 있다”며 “올해 국내에서 전체 담배판매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아직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한지를 놓고 상반되는 연구결과가 나오는 등 유해성을 놓고 명확한 검증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큰 변수로 꼽힌다.
국내 소비자들이 일반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타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건강문제인 만큼 어떤 연구결과가 나오냐에 따라 소비자들이 변심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일부 궐련형 전자담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부작용을 호소하는 글도 종종 올라오고 있다.
최대 10만 원에 이르는 기기값 부담도 큰 데다 기기 수명이 1년 안팎으로 짧다는 점 역시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이 아닌 이유로 지목된다. 기기 내구성이 좋지 못해 고장이 잦다는 점을 놓고도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아직 KT&G는 릴과 핏으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릴이 한 달에 2억 개비 정도 팔려야 손익분기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지금과 같은 성장세라면 2018년 하반기부터다.
백운목 연구원은 “2019년 중반에는 일반담배 수준, 2020년에는 일반담배보다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궐련형 전자담배의 판매단가는 일반담배보다 340원 높고 갑당 제조원가는 생산설비 안정화, 생산물량 증가 등을 고려하면 2019년부터는 일반담배보다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봤다.
1분기 국내 일반담배의 수요는 지난해 1분기보다 9%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고그림과 궐련형 전자담배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반담배 수요를 잠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담배 수요가 구조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KT&G가 릴에만 집중하다가 자칫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가 줄어들면 타격이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