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V 시장도 이제 중국이 1위, 한국 기업 3분기 점유율 역전당해

▲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중국 가전업체 TCL이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 TCL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이 중국 업체들에게 처음으로 TV 시장 점유율에서 역전을 당했다.

5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4년 3분기까지 판매량 기준으로 중국 3대 TV 브랜드인 TCL(13.6%), 하이센스(11.4%), 샤오미(5.1%)가 세계 TV 시장 합산 점유율 30.1%를 기록하며, 한국의 삼성전자(18.1%)와 LG전자(11.3%)의 합산 점유율을 처음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2020년 세계 TV 시장에서 21.9%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지만, 올해 18.1%로 점유율이 감소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도 2020년 2위였지만, 2024년에는 4위로 밀려났다.

중국 TV 브랜드들은 가격 경쟁력을 넘어 프리미엄TV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다. 

TCL은 세계 최대 크기인 115인치 TV를 출시하며 대형 TV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이센스는 2024년 1월 열린 CES에서 110인치 TV를 공개하며 고급 소비자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대형 TV는 그동안 한국 기업이 주도해온 분야였지만 중국 기업들이 잇단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졌다.

중국 브랜드들은 그동안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저가형 모델을 주로 출시했으나 최근에는 품질과 기술력 강화에 집중하며 프리미엄 시장으로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TCL과 하이센스는 인공지능(AI) 기술, 8K 해상도 등 고급 기능을 탑재한 TV 모델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대형 TV 외에도 자체 개발한 미니 발광 다이오드(Mini-LED) 기술을 탑재한 모델로 고품질 영상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세계 TV 시장도 이제 중국이 1위, 한국 기업 3분기 점유율 역전당해

▲ 삼성전자의 네오 QLED TV. <삼성전자>

이에 한국 TV 제조사들은 올레드(OLED)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과 플랫폼 사업을 확대해 중국과 차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AI가전=삼성' 마케팅 프레임을 내세우며,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선보이거나 사물인터넷(IoT) 기술인 스마트싱스 기능을 강화한 프리미엄 TV 판매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TV를 통해 인공지능 기반인 ‘생성형 배경화면’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생성형 배경화면은 타이젠 OS가 탑재된 삼성 AI TV에서 제공되는 생성형 이미지 제공 기능으로 사용자의 다양한 취향과 선호도를 반영한 이미지를 4K 화질로 지원한다.

게다가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 서비스 ‘삼성 TV 플러스’를 통해 K-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 TV 플러스 운영체제인 타이젠 OS는 현재 3억대 가량의 삼성 스마트TV에 탑재됐다.

LG전자는 스마트TV 중심이던 웹OS 적용 제품을 모니터, 사이니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확대해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웹OS는 전세계 2억2천만 대 이상의 LG 스마트TV에서 구동되며 400개 이상 TV 브랜드에 공급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은 인건비가 저렴하고 해당 산업에서 국가 보조금을 많이 받고 있어 액정표시장치(LCD) TV 등이 저렴하지만, 아직 올레드(OLED) TV 출하는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며 "OLED 등 프리미엄 TV제품에 집중하고, 웹OS 등 플랫폼 사업에 박차를 가해 위기를 타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