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내준 '청소로봇' 안방 시장, 삼성·LG '권토중래' 자존심 회복 중

▲ 삼성전자가 올해 4월 출시한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수년 동안 중국 기업들이 장악해온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자존심 회복에 나서고 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70% 이상을 중국 업체들이 차지했다.

로보락, 샤오미, 에코백스 등 중국 기업들은 일찍부터 진공청소와 물걸레 청소 기능을 통합한 올인원 로봇청소기로 국내 시장에 진출해 높은 '가성비'로 국내 소비자 선택을 받아왔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는 로보락이다.

매년 8700만 달러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이 회사는 제품 기술력에서 국내 전자 기업들에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보락을 비롯해 샤오미, 에코백스 등의 제품 기술력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로봇청소기 해킹 등 보안 문제가 불거지며 국내 기업들의 본격적 반격이 시작됐다.

최근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중국 에코백스 로봇청소기가 집안을 청소하는 도중 갖은 욕설과 성적 발언을 쏟아내거나, 반려견을 쫓아가 공격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외신은 이같은 현상이 외부 해킹에 따른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IT매체 테크크런치는 앞서 지난 8월 악성 해커들이 에코백스가 만든 로봇청소기 통제권을 확보해 해당 기기의 카메라와 마이크를 이용해 소유자를 염탐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또 에코백스 제품 분석 결과, 블루투스를 통해 로봇을 해킹하고 원격으로 마이크와 카메라를 은밀하게 켤 수 있는 등 여러 보안 문제를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진공 청소로봇, 물걸레 청소로봇 제품을 각각 판매했다. 가격 대도 수백만 원을 호가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그러나 올해 두 회사 모두 올인원 청소로봇 제품을 출시하며, 가격 대도 중국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선에서 책정해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보안 강점이 부각되며 중국 제품에 내준 청소로봇 안방 시장을 되찾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2024년 4월 9%대에서 9월 30%대 중반까지 증가했다. 이에 비해 로보락 점유율은 같은 기간 40% 중반에서 30% 중반으로 10%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LG전자 점유율은 같은 기간 9%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4월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을 159만 원에 출시했다. 이에 비해 로보락 최신 제품 S8 맥스V 울트라는 184만 원이다.

LG전자는 지난 8월 'LG 코드제로 로보킹 AI 올인원'을 199만원에 출시했고, 이어 이달 27일 온라인 전용 'LG 로보킹 AI 올인원'을 179만 원에 출시했다고 밝혔다.
 
중국에 내준 '청소로봇' 안방 시장, 삼성·LG '권토중래' 자존심 회복 중

▲ LG전자가 지난 27일 온라인 판매 전용으로 출시한 로봇청소기 제품 'LG 로보킹 AI 올인원'. < LG전자 >


국내 두 회사 제품은 중국 제품과 마찬가지로 진공 흡입부터 물걸레 청소, 걸레 자동세척과 건조 기능까지 갖췄다.

특히 국내 두 기업은 보안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비스포크 AI 스팀이 해외 인증업체 UL솔루션즈가 실시한 사물인터넷(IoT) 보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측은 ‘LG 로보킹 AI 올인원’에 LG 표준 보안개발 프로세스(LG SDL)를 적용해 데이터 암호화로 외부 해킹 등의 공격을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청소로봇 점유율을 많이 높여 11월 기준 로보락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녹스 등 보안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