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부에서 석회석 등 시멘트 원료들을 투하한 뒤 원료 온도를 850도까지 높이는 작업을 수행하는 강원 삼척 삼표시멘트 공장의 예열탑의 모습. <삼척=비즈니스포스트>
아니나 다를까 버스를 내리자마자 강한 바람이 기자의 얼굴을 덮쳤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시멘트 운송을 위해 정박한 시멘트 운송 선박이 있었기에 모래바람을 각오했다.
다만 실제로 기자의 얼굴을 덮친 바람은 모래가 섞인 바람이 아니라 시원한 바닷바람이었다. 삼표시멘트의 비산먼지 저감 노력이 느껴진 대목이다.
이 외에도 이날 삼표산업과 한국시멘트협회 주관으로 진행된 삼척항 및 삼표시멘트 공장투어에서는 이제껏 국가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시멘트산업의 일원으로서 삼표시멘트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앞으로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강원 삼척항에 정박한 시멘트 전용선 해진호와 해진호에 연결된 시멘트 운송관의 모습(해당 사진은 관련 기관의 허가를 받아 촬영했음). <삼척=비즈니스포스트>
삼척항에서는 시멘트 전용선인 ‘해진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진호는 삼표그룹의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삼표해운에서 직접 운용하고 있는 시멘트 전용선으로 대략 7천 톤의 시멘트의 운송이 가능하다.
삼표그룹에서 보유하고 있는 시멘트 전용선은 모두 합쳐 8척이다. 이외에도 일반 운송선 1척, 대여한 선박 5척을 포함해 7천 톤에서 1만 톤의 시멘트를 운송할 수 있는 14척의 선박을 사용하고 있다.
하루 평균 2척 정도가 삼척항에 들어와 시멘트 선적 작업을 진행한다. 대략 1시간에 적재가 가능한 시멘트의 양이 700~900톤 가량이기 때문에 배를 가득 채우려면 10~12시간 정도가 소모된다.
▲ 시멘트 운송관이 삼표시멘트 공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 사진 왼쪽으로 파이프가 더 이어져 있다. <삼척=비즈니스포스트>
이는 시멘트를 배에 싣는 작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산먼지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개발된 설비다.
삼표시멘트는 입자가 고와 물처럼 높은 데서 아래로 흐르는 성질을 갖고 있는 시멘트의 성질을 활용해 완전 밀폐형 운송 설비를 구축했다.
현재는 컨베이어벨트를 활용해 시멘트 운송을 진행하고 있으나 환경 및 사후관리 문제를 고려해 공기의 압력으로 시멘트를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1억 원을 들여 개발하고 있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철저하게 시설을 관리하고 있긴 하지만 컨베이어벨트 방식인 만큼 혹시라도 환경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공기 압력 운송 방식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공기 압력을 이용한 운송 기술이 도입되고 나면 안전 및 환경 문제 우려도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시멘트 운송관이 강원 삼척 오십천을 가로질러 삼표시멘트 공장과 삼척항을 연결하고 있다. <삼척=비즈니스포스트>
삼표시멘트는 축구장 4개 규모에 해당하는 규모의 석회석 저장시설을 완전 밀폐형 구조로 상옥화해서 운영하고 있다.
애초 삼표시멘트는 평평한 산 위에 석회석을 쌓아두고 방진벽, 방진망, 살수시설 등을 통해 비산먼지를 저감하는 방식으로 저장시설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2022년 1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석회석 보관장에 상옥 시설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과거 비나 바람이 불면 석회석 보관장에서 비산먼지가 발생하던 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다만 모래바람은 불지 않았지만, 삼표시멘트 공장의 강한 바람 속에선 어딘가 익숙하지만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냄새가 느껴졌다. 주위를 둘러봐 냄새가 어디서 나고 있는지를 확인하니 창고에서 거대한 기계 집계가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을 옮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강원 삼척 삼표시멘트 공장에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이 창고에 쌓여 있다. <삼척=비즈니스포스트>
삼표시멘트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유연탄을 폐플라스틱으로 대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폐기물을 소성로에서 불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중금속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질소산화물 배출농도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앞으로 삼표시멘트는 질소산화물 배출 감소를 위해 860억 원 규모의 예산을 들여 SCR(선택적 촉매 환원 장치)을 도입하고 420억 원을 투자해 질소 저감 설비 설치 및 연소설비 용량 증대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질소산화물 배출 농도를 지금의 절반 수준인 95ppm까지 줄이겠단 계획을 세웠다.
삼표시멘트는 시멘트 산업을 향한 선입견이라고 할 수 있는 환경 오염 및 안전 미흡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강원 삼척 삼표시멘트 공장에 설치된 중앙관제센터 ‘컨트롤 센터 패널(CCP)’의 모습. <삼척=비즈니스포스트>
현재 삼표시멘트는 컴퓨터의 잘못된 판단으로 환경 오염이나 화재 사고가 발생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사람이 직접 제조 과정 등을 지켜보고 상황에 따른 판단을 내리고 있다.
다만 향후 강원대학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삼척시, 강원도와 함께 인공지능(AI) 자율 제조 선도 프로젝트를 진행해 2030년까지는 완전 자율화 시스템을 구축하겠단 계획을 세웠다.
▲ 안전 문구가 크게 적힌 강원 삼척 삼표시멘트 공장 소성로의 모습. 예열탑의 다음 단계인 소성로는 시멘트 원재료를 1450도까지 가열해 시멘트의 본쇄 전 단계인 클링커(Clinker)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삼척=비즈니스포스트>
삼표시멘트는 모든 작업자가 스스로 위험성 평가를 내려 안전 사고 발생을 막을 수 있도록 역략 강화에 힘쓰고 있다. 위험성 평가의 연간 목표와 함께 우수 사례 비율을 같이 따져 위험성 평가의 양과 질을 모두 챙기는 한편 근로자가 직접 위험성 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철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엔 2층 규모의 세이프티 트레이닝 센터를 구축해 삼표시멘트를 넘어 삼표그룹의 안전을 사수하겠다는 방침도 마련했다. 세이프티 트레이닝 센터는 현재 설계 단계에 있다. 구체적 계획은 아직 수립 중이지만 시멘트 사업장이 고위험도 사업이라는 측면을 살린 콘텐츠가 채워질 것으로 예정된다.
삼표시멘트에 따르면 이러한 노력을 통해 생산한 시멘트 40㎏ 한 포대의 가격은 커피 한 잔 수준에 그친다. 국내 시멘트 가격은 협정가격 기준으로는 11만2천 원이지만 시장 가격은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1톤에 9만6천 원이다. 이를 40㎏ 기준으로 계산하면 3840원에 해당한다.
삼표시멘트는 투어 홍보영상에서 “이 커피 한 잔의 가격은 3500원으로 시멘트 한 포대 가격과 같다. 시멘트 가격이 너무 싸서 놀랐느냐”며 “시멘트는 지금도 모든 사회 기반 시설의 기초를 만들며 ‘가격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 배동환 삼표시멘트 생산부문 대표이사 부사장이 23일 강원 삼척 삼표시멘트 공장에서 열린 프레스투어 브리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척=비즈니스포스트>
그러면서 “삼표시멘트는 2023년 ESG평가에서 국내 시멘트사 가운데 가장 높은 통합 A등급 획득한 데 이어 한국ESG기준원의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쾌거도 달성했다”라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바탕으로 시멘트 업계를 선도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