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가격 경쟁 장기화에 BYD도 영향, "보조금 없인 수익 반토막"

▲ 4월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 자동차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BYD의 전시공간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내 전기차 가격 경쟁이 치열해 최상위 업체인 BYD조차 정부 보조금이 없으면 수익성이 크게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최근 BYD 지분을 연달아 줄여나가는 이유도 수익성을 우려해서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1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BYD의 올해 1분기 이익 증가분 가운데 40%는 정부 보조금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BYD는 1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6% 오른 57억 위안(약 1조761억 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자체 차량 판매로만 이러한 실적을 거둔 게 아니라 중국 당국의 재정 지원 뒷받침이 있었기에 높은 이익을 보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업계에서도 BYD 수익성이 예년만 못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2022년부터 20%를 상회했던 BYD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해 최근 4.94%까지 낮춘 모습이 포착된다. 

버핏 회장은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주가가 저렴할 때만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로도 유명하다. 그의 포트폴리오로 기업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데 BYD 관련 부정적 전망을 지분 감소로 드러낸 셈이다. 

닛케이아시아는 BYD 주가가 최근 1년 전 같은 시점보다 9% 하락했다는 점을 짚으며 “버크셔해서웨이는 BYD가 수익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가 이는 타이밍에 지분을 줄여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BYD 수익성에 의문부호가 붙는 이유로 중국 내 극심한 전기차 판매 경쟁이 꼽혔다. 

전기차 제조 업체들이 가격 경쟁을 공격적으로 벌여 BYD도 수익성을 다소 낮추더라도 할인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러한 전기차 가격 전쟁이 공급 과잉으로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시장 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2023년 자동차 생산 능력은 모두 4870만 대였는데 같은 기간 판매량은 수출 물량을 포함 3천만 대에 그쳤다. 

제조한 차량 가운데 38.4%는 재고로 남아 이들을 밀어내기 판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보조금 정책을 바꾼다면 전기차 업황 전체에 부담이 갈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자산운용사 픽텟 재팬의 마쓰모토 히로시 수석 연구원은 닛케이아시아를 통해 “중국 당국이 최근 전기차 신차 구매 보조금을 2만 위안으로 2배 늘리긴 했지만 이러한 정책은 바뀔 위험성을 안고 있다”라며 “정책 변화가 전기차 시장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닛케이아시아는 BYD가 최근 수출을 늘리고 있긴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도 전기차 가격 경쟁이 본격화 양상을 보인다고 짚으며 BYD가 보조금 없이 수익성을 개선하기 여의치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