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알뜰폰 사업자에 이어 케이블TV회사 지원방안을 내놓으며 중소사업자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중소회사들과 상생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CJ헬로 인수의 마지막 관문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심사를 의식했다는 시선도 있다.
 
CJ헬로 인수 심사 앞둔 LG유플러스, 케이블TV와 상생 공들여

▲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28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내놓기로 한 동등결합상품은 중소 케이블TV회사들의 경쟁력 강화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동등결합상품은 통신사의 이동전화와 케이블TV회사의 초고속인터넷을 묶어 판매하는 결합상품을 말한다.

케이블TV회사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TV회사들이 판매하는 인터넷은 이용료가 저렴하지만 이동통신과 결합이 되지 않는 게 가장 큰 단점”이라며 “이동통신과 결합이 되면 결합할인을 받으러 이통사의 인터넷TV(IPTV)로 옮겨가는 고객들을 붙잡을 수 있어 가입자 이탈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사 입장에서 케이블TV회사에 최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으로 동등결합상품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호평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결합상품 출시는 이동전화를 판매하고 있지 않은 케이블TV회사들과 상생을 위한 것”이라며 “케이블TV회사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케이블TV시장을 활성화하려는 목적으로 동등결합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동등결합상품 출시를 계기로 중소 케이블TV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을 세웠다.

CJ헬로가 27일 ‘원케이블클럽 협의체’를 발족한 것도 중소 케이블TV회사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다. 

CJ헬로는 5개 케이블TV회사들과 협의체를 만들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도입을 확대하고 커뮤니티 TV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커뮤니티 TV는 병원, 호텔 등 사업장 특성에 맞는 채널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업계에서는 CJ헬로가 중소 케이블TV회사들과 협력방안을 내놓은 것을 두고 LG유플러스의 의지가 반영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케이블TV회사 지원에 앞서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자들을 지원하는 방안들을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홈페이지에서 신규가입, 기기변경, 번호이동 등을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주고 마케팅도 지원한다. 또 전국 2200여 개 LG유플러스 직영 매장에 알뜰폰 유심카드 전용 판매대를 설치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LG유플러스의 발표를 두고 과기정통부를 의식한 조치라고 보기도 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와 관련해 마지막으로 과기정통부의 심사를 남겨두고 상생 이미지를 강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과 KT가 이미 2017년과 2018년에 동등결합상품을 내놨다는 점에서도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 '진정성'에 의심의 눈을 보내기도 한다.

과기정통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는 2016년 12월 케이블TV업계의 불만을 해소하고 케이블TV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동등결합상품 출시 방안을 내놓고 상품 출시를 적극 지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케이블TV회사들과 함께 동등결합상품을 내놓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준비해왔고 이러한 사항이 거의 마무리 돼 발표한 것"이라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것일 뿐 과기정통부 심사 때문에 동등결합상품을 내놓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28일 CJ헬로, 현대HCN, 서경방송, 푸른방송 등 4곳의 케이블TV회사와 유무선 동등결합상품인 ‘참 쉬운 케이블 가족결합’을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G유플러스는 이를 기반으로 2020년 초 동등결합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