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 목표는 ‘담배다운 담배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이다.”

임왕섭 KT&G 제품혁신실장 상무는 2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릴 하이브리드는 KT&G에게 그동안 존재했던 궐련형 전자담배 가운데 가장 '진짜'에 가까운 담배다. 
 
KT&G, '릴 하이브리드' 승부수로 '아이코스'와 격전 선택

▲ 백복인 KT&G 대표이사 사장.


KT&G가 새로 선보인 릴 하이브리드는 궐련형 전자담배 가운데 처음으로 액상 카트리지가 적용됐다. 이 액상 카트리지는 니코틴을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연기량을 늘리는 역할을 맡는다. 또 잔여물이 남지 않아 청소할 필요가 거의 없다. 

릴 하이브리드는 릴 미니 등 기존 제품과 비교해 더 낮은 온도로 가열해 찐맛도 줄였다. 

일반 담배 소비자가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타는 데 걸림돌이 었던 세 가지를 크게 줄인 것이다. KT&G의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찐맛과 연무량, 청소·관리 여부에 가장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KT&G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 셈이다.

KT&G는 릴 하이브리드에 전용스틱인 믹스(MIIX)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연무량을 늘리기 위해 액상 카트리지를 추가 구매해야 한다는 점도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릴 하이브리드에 기존 핏이나 한국필립모리스의 히츠를 끼우면 기기가 작동하지 않는다. KT&G의 릴과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는 그동안 명목상으로나마 각각 핏과 하츠의 호환이 가능했다. 

임 상무는 기자들이 “생산자 입장에서 보면 핏에 호환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효율적, 조달적 측면에서 좋다. 그런데도 왜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바꿨나"라고 질문하자 “기기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답변했다. 

릴 하이브리드와 믹스를 사용하면 기기의 내구성이 더 좋아진다는 것이다. 또 믹스를 쓰면 소비자가 일반담배와 가까운 흡연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임 상무는 강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이는 KT&G의 수익성에 부담을 안길 수도 있다. 

KT&G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핏의 생산량이 손익분기점 수준에 이르렀다.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의 성장 속도가 둔화한 상황에서 핏 수요가 정체되고 믹스 수요가 예상했던 만큼 늘지 않는다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KT&G가 전용 스틱 믹스를 도입한 것은 고육지책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KT&G는 편의점 기준으로 기기는 시장 점유율이 3분의 2에 가깝지만 스틱은 시장 점유율이 30%에 못 미친다. 릴 제품에 한국필립모리스의 스틱인 히츠를 끼워 쓰는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임 상무는 “기기를 누가 더 점유하느냐에 따라 상당량의 스틱 판매가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며 “기기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KT&G가 기기 성능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스틱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자 전용 스틱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KT&G, '릴 하이브리드' 승부수로 '아이코스'와 격전 선택

▲ KT&G의 릴 하이브리드와 액상 카트리지, 믹스(MIIX) 이미지.


KT&G가 연기량을 늘리기 위해 액상 카트리지를 도입한 점도 가격적 측면에서 릴 하이브리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일 수 있다. 

KT&G는 니코틴을 전달하기 위한 매개체이자 연기량을 늘려 흡연 경험을 좋게 만들기 위해 액상 카트리지를 도입했다. 이 액상 카트리지를 끼워넣지 않으면 기기가 작동하지 않아 이용자는 액상카트리지를 의무적으로 사야 한다. 

액상카트리지는 개당 믹스 한 갑을 피울 수 있는 양인데 결국 릴 하이브리드 이용자가 믹스 한 갑을 피우려면 5천 원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 스틱 제품 한 갑보다 500원 더 비싸다. 

KT&G의 릴 플러스는 28일부터 강남, 동대문, 송도에 있는 플래그십스토어인 릴 미니멀리움에서 판매된다.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서 KT&G의 경쟁자로 불리는 한국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3, 아이코스3멀티 등 신제품을 판매한 지 13일 만이다. KT&G의 한국필립모리스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서 다시 한 번 격돌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